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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game] <007 퍼스트 라이트>

출시 2026년 5월26일

개발·배급 IO 인터랙티브

기종 PS5, XBOX X|S, NS2, PC

1997년, 레어가 개발한 닌텐도64용 게임 <골든아이 007>은 콘솔에서 1인칭 슈터(FPS)의 가능성을 연 기념비적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컨트롤러의 아날로그 스틱을 자유 시점 조준에 활용함으로써 본격 3D 게임 시대에 걸맞은 FPS 조작 체계를 콘솔에 선사한 것이다. 또한 눈에 보이는 모든 적을 쏘며 길을 찾는 식의 구성에서 벗어나, 95년 개봉한 원작 영화를 바탕으로 다채로운 미션과 연출을 선보인 게임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의 007 IP 게임들은 일반적인 영화 라이선스 게임들처럼 2차 판촉의 성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대니얼 크레이그가 페이스 모델링을 맡았던 <007 퀀텀 오브 솔러스>이후의 007 게임들은 원작 영화 시리즈의 경계를 넘어설 이유도, 그래야 할 필요성도 없었다. 007 게임이 제공해줄 것 같은 최상의 판타지, 즉 플레이어가 직접 제임스 본드가 되는 일은 요원했다. 게다가 게임의 세계엔 007을 대신할 살인면허를 가진 특수요원들이 즐비하다. 머리에 바코드가 찍힌,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민머리 ‘에이전트 47’이 나오는 <히트맨>이 그런 게임 중 하나였고,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히트맨> 시리즈의 개발사 IO 인터랙티브는 007 IP를 게임으로 옮길 적임자로 보였다. ‘암살의 세계’ 3부작에서 <007 카지노 로얄>의 빌런 르 쉬프를 타깃으로 한 시즌 미션과 함께 <007 퍼스트 라이트>의 개발 소식을 전한 것이 1년 전이다. 호평 속에 발매된 게임은 무엇보다도 영화가 아닌 게임만의 새로운 제임스 본드를 내세운 점이 돋보인다. 이언 플레밍이 원작 소설 집필 당시 묘사했던 것처럼, 이 젊은 제임스 본드는 오른쪽 뺨의 도드라진 상처만큼 위험하고 불안한 신참이다. 크레이그의 007 이후 아마존에 판권이 팔린 프랜차이즈가 어디로 향할지 기약이 없는 상황에서, 게임은 우리가 아직 만나보지 못한 20대 007을 선점했다. 정식 요원이 되어 불멸의 번호를 부여받기까지 첫 번째 여정을 펼치지만, 대중에게 익숙한 영화의 아이코닉한 구성도 무시하지 않았다. 라나 델 레이가 부르는 동명 주제가가 흐르는 오프닝 타이틀 시퀀스에서부터 느껴지는 것, 007이 영화가 아닌 게임에서 부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