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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멀티플렉스 산업의 고질병 - 메가박스중앙 회생절차 개시 결정과 위탁상영관의 위기

6월26일 아트나인에서 열린 ‘메가박스중앙 회생에 따른 위탁상영관 생존권 수호를 위한 긴급 대책회의’ 현장.

6월30일 서울회생법원이 메가박스중앙 등 중앙그룹 계열사 4곳(중앙홀딩스, 콘텐트리중앙, 메가박스중앙, 중앙피앤아이)의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6월15일 중앙그룹 4개 계열사가 회생절차를 신청한 지 2주 만이다. 메가박스중앙은 12월1일까지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한편 계열사인 JTBC는 7월30일까지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보류하고 자율 구조조정 지원 단계에 들어섰다.

메가박스중앙의 법정관리 절차를 두고 화두로 떠올랐던 메가박스중앙-롯데컬처웍스의 인수합병 건도 최종 무산됐다. 7월1일 롯데컬처웍스의 지주사인 롯데쇼핑이 “당사가 (주)콘텐트리중앙과 ‘롯데컬처웍스(주), 메가박스중앙(주)’간 합병 추진을 위해 체결한 MOU는 2026년 6월30일이 도과함으로써 해제됐기에 위 합병 관련 절차는 중단한다”라고 공시한 것이다.

메가박스중앙의 회생절차 개시가 도래한 지금, 사태 전후로 영화산업 내의 민관이 어떤 반응과 대처를 보이고 있는지 종합했다. 이번 사태가 극장 하나만의 문제가 아님을 전했던 <씨네21>의 이전 기사(<씨네21> 1562호, ‘극장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다-메가박스중앙의 기업회생절차가 영화산업에 미칠 영향’)처럼, 멀티플렉스 산업 구조의 경직과 폐쇄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컸다.

정산 못 받은 위탁상영관

6월26일 메가박스 프랜차이즈의 위탁상영관 사업체들이 한자리에 모여 ‘메가박스중앙 회생에 따른 위탁상영관 생존권 수호를 위한 긴급 대책회의’(이하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메가박스중앙의 회생절차 및 채권보전처분 신청으로 인해 위탁상영관들이 받아야 할 예매 대금(영화푯값)이 지급되지 않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정산 지연으로 끝날 수도 있던 예매 대금 미지급은 메가박스중앙의 회생절차 개시로 더욱 심각한 문제가 되었다. 긴급 대책회의 이후, 15개 지점의 위탁상영관이 모여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메가박스중앙의 회생절차 개시가 결정된 6월30일 이전의 예매 대금은 회생채권으로, 이후 발생한 대금은 공익채권으로 분류될 공산이 크다. 문제는 회생채권쪽이다. 공익채권에 포함되는 예매 대금의 경우 채권단이 회수할 가능성이 크지만, 회생채권은 그렇지 않다. 긴급 대책회의에 참여한 이형구 법무법인 LKB 평산 변호사는 “회생채권이 전부 복구되는 사례는 드물다. 이후 10년의 수익이 지금까지의 변제 수익보다 많은 등 추정손익계산서가 잘 책정되어야 하는데, 법정이자가 붙는 등의 변수까지 고려하면 그 확률은 아주 낮다”고 설명했다.

긴급 대책회의를 주최한 김태형 메가박스 위탁상영관 비상대책위원회 비대위원은 “6월15일까지 메가박스 전체 위탁상영관에 미지급된 대금이 50억~60억원, 6월30일까지는 70억~80억원으로 추정된다. 본사가 정확한 금액을 알려주진 않는다. 자료를 확보한 평택비전·양산점만 합쳐도 6월30일까지 1억6천만원 정도의 대금이 밀려 있다”라고 밝혔다. 더하여 “직영점들은 이미 6월15일 이전의 예매 대금과 <토이 스토리 5>의 부금지급허가를 법원으로부터 받는 등 수익과 프로그래밍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지만, 위탁상영관은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메가박스 위탁상영관들의 운영 안정성과 <호프> 등 주요 영화의 수급 여부가 불투명해지고 있는 것이다.

극장이 판매한 푯값을 정확히 모른다?

위탁상영관들은 회생계획안에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권리를 소명해야 한다. 하지만 채권의 정확한 규모를 명확히 알지 못하는 어려움에 빠져 있다. 한국형 멀티플렉스 산업의 수익 정산 구조 탓이다. 메가박스를 비롯한 멀티플렉스 3사는 신용카드 결제 외 ‘페이 결제’ 금액이나 이동통신사 할인 결제분을 직접 수령한 뒤, 이후 위탁상영관에 정산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결제 플랫폼 사용 및 할인 수수료가 어떻게 책정되는지, 수익의 실제 흐름이 어떻게 되는지, 매출액의 이자가 어떻게 발생하는지 등을 위탁상영관에서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메가박스 일부 지점의 제보에 따르면, 현재 예매 대금의 90% 안팎은 5대 결제사(네이버, 카카오, 토스, SKT, KT)를 통해 결제되고 있다. 만약 법원이 멀티플렉스 산업과 수익 구조에 얽힌 할인쿠폰, 통신사 할인 등의 특이 사항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위탁상영관은 몇달치의 예매 대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 김태형 비대위원은 “CGV, 롯데시네마도 이런 상황을 맞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 페이 결제의 지급 구조를 신용카드 결제 방식과 똑같이 계약처(위탁상영관)가 직접 받는 구조로만 바꾼다면 이후의 문제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화계 일각에서 꾸준히 지적해온 것처럼 극장 예매 대금의 ‘깜깜이 정산’이 다시금 문제시된 것이다. 2024년부터 영화인연대는 이러한 정산 절차의 불투명성을 지적했다. 극장측은 “이동통신사와의 계약 조건 및 실제 정산 방식을 모두 공개한다면 가장 불리한 계약을 체결한 극장의 계약 사항이 업계 표준이 되고, 극장측의 경쟁이 심해져 결과적으론 객단가 및 극장 매출액이 더욱 감소”할 수 있다는 이유를 내놓고 있었다(<씨네21> 1499호, ‘영화 관람료에 얽힌 6가지 논점… 객단가 이슈, 이동통신사 할인, 부금과 부율 등 ②’).

한편 각 지역에 분포된 ‘중간 배급사’의 존재도 긴급 대책회의의 화두였다. 현재 충청도, 전라도, 제주도, 경상북도, 경상남도 등에는 메인 배급사에서 영화를 수급하여 각 극장에 제공하는 중간 배급사가 있다. 김태형 비대위원에 따르면 “멀티플렉스 직영점은 지역에 있어도 본사에서 영화를 직접 제공하지만, 위탁상영관은 중간 배급사를 끼게 된다. 각 중간 배급사에 할당하는 수수료가 1.5~3%”라며 “거의 50년 전부터 고착된 구조인데, 배급 절차가 디지털화된 지금은 개선할 필요가 있는 산업 구조”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극장 할인쿠폰에도 영향 미쳐

6월26일부터 영화진흥위원회는 ‘영화계 피해접수센터’를 운영 중이다. 메가박스중앙의 회생절차 개시와 관련한 영화산업의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대응하기 위해서다. 첫 번째 주요 과제는 오는 7월8일 225만장 배포되는 정부의 영화 관람료 6천원 할인권(이하 정부 할인쿠폰)에 얽힌 문제다. 메가박스의 수도권 위탁상영관들은 주로 주 단위 정산을 받는다. 반면에 지역 위탁상영관들은 대개 본사로부터 월 단위 정산을 받아, 한번에 받는 예매 대금의 규모가 더 크다. 이에 지역 위탁상영관들은 정부 할인쿠폰의 할인액에 해당하는 예매 대금을 본사로부터 받지 못할 것을 우려 중이다. 따라서 정부 할인쿠폰을 적용하지 못하겠다는 의견을 영화진흥위원회측에 밝혔다.

<호프> 개봉에 맞춰 극장 활성화를 목표로 했던 정부 할인쿠폰 사업에 변수가 생긴 것이다. 이에 이의준 영화진흥위원회 공정성장센터장은 “정부 할인쿠폰을 적용한 지역 위탁상영관에 대해 예매 대금 지급이 문제없음을 7월6일 메가박스중앙의 공문으로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메가박스중앙의 회생절차 개시 사태를 통해 겉으로 드러난 극장 정산 구조의 불투명성, 전국 배급망의 비효율성 등 한국 멀티플렉스 산업의 온갖 고질병이 어떻게 해결될 것인지는 메가박스중앙의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인 연말까지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