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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경의 TVIEW] <내일도 출근!>

절대 일찍 출근하지 않는다. 1분도 지체하지 않고 ‘칼퇴’한다. 최선보다는 적절한 차선을 택한다. 집에 돌아오면 최대한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뒹굴거나 편의점을 어슬렁거린다. ‘퇴사 욕구 적립 스티커’ 붙일 날이 많지만 호우주의보가 내려도 출근은 절대 사수한다. <내일도 출근!>(tvN)은 직장인의 일과 연애를 그린 오피스물이다. 새움전자 상품기획팀 차지윤(박지현)은 하고 싶은 일이 많았던 3년차, 위와 아래에서 달려드는 일에 치여 바빴던 5년차를 지나, “망가진 부품을 대신할 스페어”가 되기를 그만두고 “칼출근 칼퇴근 요정”이 된 7년차 “대감집 머슴”, 즉 대기업 직장인이다. 그러던 어느 날, ‘삼노맨’(NO 스마일·NO 피플·NO 쏘리)으로 소문난 강시우(서인국)팀에 합류해 상품 개발에 참여하게 되고, (당연하게도) 두 사람의 로맨스가 시작된다. 평범한 직장인의 일상을 담은 드라마지만, 그렇다고 판타지를 걷어낸 건 아니다. 크기가 줄어든 것이다. 지윤은 재벌집 막내딸도, 시간 여행하는 왕비도 아니다. 그가 회사에 부릴 수 있는 마지막 자존심은 정시 퇴근이고, 그가 기댈 로맨스는 ‘유니콘’ 팀장과의 일상적 설렘 정도다. 신분 상승이나 치명적 복수라는 거대한 도약 대신, 견딜 만한 하루를 만들어주는 소규모 욕망. <내일도 출근!>은 새로운 드라마는 아니다. 다만 어느덧 ‘일상성’을 잃어버린 K드라마 세계에서, 만원 지하철에 시달리다 출근해 꼰대 상사에 치이고, 생리통 때문에 괴로워하고, 편의점 1+1 앞에서 신중해지고, 연애와 결혼을 고민하는 평범한 이들의 이야기가 유독 낯설게, 그래서 반갑게 느껴질 뿐이다.

CHECK POINT

직급이 낮은 직원에게 신제품 발표를 맡기는 대기업, 생리통에 쓰러진 부하 직원을 안고 집에 데려다주는 상사는 ‘판타지’이지만, 7년차 직장인 차지윤의 직장인 패션만큼은 ‘리얼’이다. 튀지 않는 상의와 활동하기 편한 슬랙스 하의에 운동화, 그리고 우리 집에도 100개쯤 있는 낡은 티셔츠와 ‘아빠 파자마’ 같은 반바지까지. 고증이 잘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