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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서사보다 크리처로 공포를 디자인하다, <키퍼>

오스굿 퍼킨스 감독과 <백룸> 제작진이 선보이는 네온의 새로운 공포영화. 숲속 외딴 오두막에서 기념일을 보내던 리즈(타티아나 마슬라니)는 연인 말콤(로시프 서덜랜드)이 잠시 집을 비운 사이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을 연이어 겪는다. 인물의 사연이나 사건의 전말을 차근차근 쌓아올리기보다 집과 숲, 빛과 그림자, 공기와 침묵을 통해 공포를 빚어내는 작품으로 무언가 어른거리는 듯한 정체불명의 감각이 오래 남는다. 공들여 디자인한 미장센과 화면구성은 기이함을 극대화하는 또 하나의 볼거리. 영생이라는 설화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모호하게 넘나들며 이미지와 분위기만으로 공포의 형체를 서서히 갖춰나간다. 명확한 해답이나 인과관계를 제시하지 않지만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독특한 크리처를 만나는 즐거움은 확실히 누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