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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방향을 잃고 바람에 나부껴도 산양의 시기는 온전히, <산양들>

학교라는 사육장 안에서 길을 잃은 네명의 여고생이 울타리를 넘어 세상으로 나아가는 성장드라마. 수능을 포기한 상태로 대입면접반에 들게 된 인혜(박혜진), 서희(이승연), 정애(박효은), 수민(최수인)은 살처분 위기에 놓인 학교 사육장의 동물들을 구하기 위해 자신들만 아는 장소에 은신처를 만든다. 입시 경쟁을 다루는 흔한 학원물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산양의 시기’를 그린 이 작품은 네 친구의 관계 변화와 개인사를 경쾌하게 풀어내며 매력적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인물과 사건이 늘어나고 학교 밖으로 무대가 확장되는데, 그 확장이 서사를 한데 모으는 에너지로 이어지지는 못한다. 그러함에도 미숙함을 성장의 기회로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과 서툴고 불완전한 선택 속에 조금씩 자신의 길을 발견해가는 네 친구의 모습은 ‘산양들’이라는 제목의 의미를 분명하게 전달한다. 누구나 한번쯤 통과하는 ‘산양의 시기’를 담담히 돌아보게 하는 작품으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에서 월드프리미어로 첫선을 보였으며 공동 연출작 <라임크라임>으로 부산국제영화제 KBS 독립영화상을 받은 유재욱 감독의 두 번째 장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