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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경의 TVIEW] <유부녀 킬러>

두루미전자 영업3팀 과장 유보나(공효진)는 3년 동안의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귀한다. 평범한 부서 같지만, 이곳은 각종 수단을 동원해 악질 범죄자를 처단하는 비밀조직이다. 보나는 팀의 에이스로 킬러를 전담한다. 공권력이 해결하지 못한 범죄자를 사적으로 응징하는 면에서 <모범택시>와 비슷하고, 이를 조직적으로 행하는 것은 <참교육>과 닮았지만, <유부녀 킬러>는 범죄 자체보다는 킬러와 워킹 맘이라는 이중생활을 하는 보나에게 초점을 맞춘다. 보나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킬러로서 바깥에서는 ‘살 떨리는’ 일을 하지만, 평범한 대한민국 워킹 맘이기도 하다. 시어머니의 비위를 맞추는 일은 물론, 어린이집 행사 참여나 시가의 제사 준비를 위해 반차를 낸다. 어린이집에서 오는 연락을 받는 일도 그의 몫이다. 고아로 자란 보나에게 가족은 각별하지만, 일하는 여성으로 가정사에 발목 잡힌 게 어디 보나뿐일까. 딸을 구하며 정의를 구현하는 ‘아빠 유니버스’는 그 일을 하는 동안 아빠 역할을 내려놓아도 되지만, 엄마는 아무리 유능하고 바빠도 며느리와 엄마 역할을 동시에 잘해야 한다. 그래서 드라마는 두루미전자 영업3팀과 보나가 범죄자를 어떻게 죽이는가를 흥미롭게 보여줌과 동시에 보나가 시어머니에게 박대당하며 제사를 준비하다가 가족간 갈등이 극에 달하는 과정을 비중 있게 보여준다. 평소에는 범죄자를 처단하는 데 주저함이 없는 ‘원샷 원킬’ 킬러라도, 워킹 맘을 향한 사회적 시선과 기대, 굳건한 가부장제와 가족 중심 문화 앞에서는 약자가 된다. 어쩌면 이런 현실이 이 드라마가 조준한 진짜 표적일지 모른다.

CHECK POINT

두루미전자 영업3팀은 개인 의뢰를 받지 않는다. 서류를 검토해 합리적으로 작전을 계획한 후 ‘미팅’에 나선다. 아무나 응징하지도 않는다. 공권력의 몫은 남겨두되, 그 힘이 미치지 못하는 영역에서 일을 한다. 그들이 꿈꾸는 건 ‘무법천지 세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응보주의 서사도 이렇게 점점 진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