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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 우기에는 극장으로 - 비수기일수록 다양한 영화를 만날 수 있는 인도 극장가… <라마야나: 파트1>을 둘러싼 이야기, 화제를 모아

지금 인도는 우기가 한창이다. 극장가의 전통적 비수기인 만큼 오히려 다채로운 영화의 풍미를 느낄 수 있는데, 올해는 상이 더 잘 차려진 느낌이다. 특히 그간 꾸준히 현지 관객에게 어필해온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흥행이 돋보인다. 이외에도 인도의 우기는 상영작의 스펙트럼이 한층 넓어지는 시기다. 예를 들어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선보였던 <모모의 모양>은 지금 시기에 만날 수 있는 귀한 네팔어 영화다. 델리의 직장을 관두고 시킴의 마을로 귀향한 여주인공 비슈누가 가부장적 문화 속에 갈등한다는 내용은 고스란히 인도 사회의 일면을 투영한다.

<오디세이>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등이 관객을 모으는 가운데, 발리우드 역시 야심찬 한방을 준비하고 있다. 바로 란비르 카푸르, 야쉬 주연의 <라마야나: 파트1>이다. 11월 디왈리 축제 기간에 맞춰 파트1이, 내년에 파트2가 개봉할 계획이다. 작품의 특징은 힌디어, 타밀어, 텔루구어, 말라얄람어, 칸나다어 등으로 동시개봉한다는 점이다. 왕자로 태어나 유배를 자처한 뒤 온갖 시련 속에 자신을 증명하는, 인도에서 가장 이상적 인물형으로 손꼽히는 람의 일대기다. 인도 사상과 문화의 뿌리이자 정수로 그 정신을 관통하는 대서사시의 이름을 내건 만큼 큰 기대를 받는 중이다.

다만 <라마야나: 파트1>은 소재의 특성상 일찍이 논란에 휩싸여 사전 시사회를 요구받는 등 잡음이 적지 않았다. 잡음 이상으로 이 영화에 주목이 쏠리는 이유는, AI 기반 립싱크 기술(브라마 AI)이 제작 과정에 채택됐기 때문이다. 언어별 성우의 더빙 대신 해당 기술을 활용해 원래 힌디어와 영어 대사를 소화한 배우의 입 모양과 대사를 맞춘 것인데, 최근 그 완성도를 미리 엿볼 수 있는 예고편이 위화감이 없다는 반응이 대다수라 모두들 이 작품이 이루어낸 기술적 성취에 관심이 쏠리는 중이다. 언어의 현지화는 제작 언어에 따라 권역이 나뉘는 인도에서 그 무대를 넓히기 위한 선결 조건이라, 기술이 언어의 벽을 허물 인도영화의 미래를 점쳐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