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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이따금 사회가 통째로 앓는 범죄가 있다, 그들에게 성숙한 애도를 전하며, <경주기행>

가족끼리 떠나는 경주 여행이 누군가를 죽이기 위한 것이라면 어떨까. 8년 전 넷째 딸 경주를 살해한 범인 백상현(변요한)에게 복수하기 위해 엄마 옥실(이정은)은 세딸 장주(공효진), 영주(박소담), 동주(이연)와 경주로 향한다. 평범한 가족여행을 떠난 척, 백상현을 납치해 죽이려는 것이다. 하지만 계획과 달리 예상치 못한 사달이 나고 만다. 마취약에 잠들었던 백상현이 눈을 뜨고 만 것이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네 모녀의 캐릭터가 현실적이면서도 개성 넘치는 한끗이 있어 스토리의 개연성이 힘을 받기 충분하다. 무엇보다 엄마와 딸, 망자와 남은 자, 범죄자와 유가족 등 단순화하기 어려운 관계를 다층적으로 다뤄내는 영화의 성숙한 시선이 훌륭하다. 개인의 상처에 집중했던 전작 <갈매기>와 달리 가족의 상처로 그 범위를 넓힌 김미조 감독의 강단이 느껴지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