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문재(류준열)는 극심한 대인기피증으로 세상과 단절된 채 집 안에 틀어박혀 지낸다. 어느 날 모바일뱅킹 지문 인증에 실패한 그는 자신의 이름과 얼굴, 집과 재산까지 모두 가로채 행세하는 의문의 존재 ‘들쥐’의 실체를 마주한다. 생체 정보와 디지털 인증 체계가 모두 차단당해 ‘내가 나’임을 증명할 물리적 수단을 잃어버린 처지에 놓인 문재는 빼앗긴 돈을 회수하려는 사채업자 노자(설경구)와 사건을 파헤치는 형사 순용(이규형)의 압박 속에서 삶을 되찾기 위한 추적에 돌입한다. <들쥐>는 버려진 손톱을 주워 먹은 쥐가 진짜 주인을 쫓아낸다는 전래동화 <손톱 먹은 들쥐>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루드비코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시리즈는 이 고전적 설정을 바탕으로 디지털 생체 정보 도용과 정체성 강탈이 빚어내는 공포를 스릴러의 문법으로 번안한다. 류준열은 데뷔 후 처음으로 1인2역을 맡아 침체된 원본과 이를 서서히 잠식해 들어가는 복제본 사이의 간극을 조율하며 긴장감을 구축한다. 다만 자신이 진짜임을 증명해야 하는 실존적 위기에서 오는 미스터리를 밀어붙이기보다는 익숙한 장르 활극의 동선에 안주하며 서스펜스가 빠르게 이완되는 아쉬움을 남긴다.
[OTT리뷰] <들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