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신 앤 더 마우스> Sinsin and the Mouse
마카베 유키노리 | 일본, 대만 | 2026년 | 108분 | 피아니시모
9.5 제천문화극장 1관 K-Water관 23:30
정말이지 좋은 정적이다. <신신 앤 더 마우스>의 대개는 고요하고 느긋하다. 그러나 매 장면의 감정적 밀도가 찌릿할 정도로 빽빽하여 눈 쉴 새가 없다. 영화는 얼마 전 어머니를 여읜 치즈미의 행적을 따른다. 치즈미와 어머니의 관계는 각별했다. 어머니의 간호 때문에 좋았던 직장을 그만뒀고, 상실 이후엔 혼자만의 삶을 지탱할 수 없을 정도다. 영화는 이러한 치즈미의 마음을 애써 과잉되게 전달하거나 드러내지 않는다. 대신 치즈미가 사는 일상의 풍경을 꼼꼼히 채록한다. 어머니가 없이 텅 빈 집의 곳곳, 고독하게 토스트를 물어뜯는 식사 시간. 특별한 장치 없어도 그 공허함이 화면의 전반을 감싼다.
허함의 시간에 침잠하던 치즈미는 친구의 초대로 대만을 방문한다. 그곳에서 친구의 소개로 대만계 일본인 신신을 만나면서 본격적인 극의 전환이 이뤄진다. 비슷한 가정사와 감성을 지닌 둘은 금세 가까워지고 타이베이 곳곳을 함께 돌아다니며 대화를 나눈다. 마음의 아픔이란 어떻게 나누어지는지, 각자의 기억은 어떻게 공유되는지, 서로의 앞날을 어떻게 함께 상상할 것인지가 여러 솔직함과 비유로 오간다. 무리하지 않는 카메라의 속도와 프레임의 구도는 그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경청할 수 있게끔 자리한다. 넉넉하고 여유로운 대화와 몸짓의 박자감, 고즈넉한 도심의 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두 사람의 관계가 깊어진다.
치즈미를 연기한 기시이 유키노 배우의 호연이 단연 눈에 띈다.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 등에서 보여준 고유의 침착함과 무게감이 극의 전반을 탁월하게 책임진다. 한 사람이 머리를 말리고 화장하는 모습조차 이토록 흥미로울 수가 없다. 일본의 작가 요시모토 바나나의 동명 단편을 원작으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