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센도> Crescendo
아녜스 자우이 | 프랑스 | 2026년 | 133분 | 국제음악영화경쟁
9.6 제천문화극장 7관 13:00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이 오래된 유적지 원형극장에서 새롭게 막을 올리면서, 주요 배역을 선발하기 위한 오디션이 열린다. 심사위원 모두의 귀를 사로잡을 만한 실력파 가수가 지원했음에도, 그다지 뛰어나지 않은 소피가 수잔 역에 발탁된다. 소피의 아버지가 오페라단의 주요 후원자이기 때문이다. 연출진이 무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예술 본연의 진정성과 감동보다 광고와 사업성이 앞서는 일이 되풀이된다. 유적지에서 열리는 정통 오페라 무대라고는 믿기 힘들 만큼 우스꽝스러운 대형 조형물이 세트에 세워지는 등 우여곡절 끝에 공연이 준비되던 중 유명 테너이자 주연배우의 성추행 사실이 고발된다.
이 사건을 둘러싸고 배우와 제작진 사이에 토론회가 열리지만 의견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미투를 바라보는 각기 다른 시각으로 갈등이 점화된다. <타인의 취향>으로 사랑받은 아녜스 자우이 감독은 '미투 운동'을 소재로, 폐쇄적인 예술계 안에서 관계자들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모습을 그려낸다. 성비위 고발 이후 점점 산으로 가는 정통 오페라 무대를 배경으로, 영화는 오늘날 예술계의 민낯을 신랄하게 풍자한다. 성비위 고발을 소재로 삼으면서도 사실관계 규명보다는, 사건 발생 후 작은 공동체 안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이에 반응하는 사람들 각자의 서로 다른 가치관에 초점을 맞춘다. 날 선 풍자로 웃음을 터뜨리는 프랑스식 블랙 코미디가 답답한 극을 환기시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