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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경의 TVIEW] <포핸즈>

“본 드라마는 일부 장면에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하였습니다.” <포핸즈>가 시작할 때 나오는 안내문이다. 시대의 변화를 체감하는 문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드라마가 보여주는 것은 오래된 것들이다. 클래식, 그리고 우정과 사랑. 한국예고 1학년 강비오(송강)는 음악가 집안에서 자란 엘리트다. 국제 주니어 콩쿠르에서 대상을 받을 만큼 실력이 출중하지만, ‘사생아’인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 할아버지로 인한 상처를 안고 산다. 그리고 자기 재능의 한계를 이미 알고 있다. 최정요(이준영)는 천재성을 타고났으나 순탄치 않은 환경 탓에 제대로 된 음악 교육을 받지 못한 채 음악과 멀어졌다. 두 사람은 7년 만에 재회해 음악을 매개로 관계를 쌓아간다. 제목인 ‘포핸즈’는 두 연주자가 한대의 피아노에 나란히 앉아 네 손으로 한곡을 연주하는 기법으로, 우리말로 연탄(連彈)이라 부른다. 이 방식은 곧 두 사람의 관계를 은유한다. 서로를 의식하며 경쟁하는 동료로 보이지만, 팔이 교차하고 어깨가 닿고 서로의 호흡을 읽어야만 곡이 완성된다. 마음이 포개지지 않으면 연주도 성립하지 않는다. 비오와 정요의 관계도 그렇다. <포핸즈>의 겉면은 청춘의 우정과 경쟁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그 내면은 BL(Boy’s Love) 서사의 문법에 충실하다. 이들의 관계는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이해되기 쉽지만, 남자들 사이의 감정이 반드시 우정이어야 한다고 정해둔 것은 세상의 일부일 뿐이다. AI와 BL. 오래된 음악을 다루는 드라마에서 동시대적인 화두가 만났다. 마치 한대의 피아노에서 두 사람이 네개의 손으로 하나의 곡을 완성하는 ‘포핸즈’처럼.

CHECK POINT

한국을 포함해 세계적인 인기를 끈 캐나다 드라마 <히티드 라이벌리>가 하키를 매개로 두 남성간의 사랑을 보여준 것처럼 그만큼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포핸즈>도 피아노를 앞에 두고 두 남성의 심리적, 육체적 밀도감을 표현한다. 클래식을 중심으로 청춘들의 꿈과 우정을 다룬 면은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와도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