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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타인과 세계에서 나를 발견하는 여정, <담요를 입은 사람>

해외 생활 중 직장을 잃은 주인공(박정미)은 ‘0원살이 프로젝트’를 결심한다. 잘 곳과 먹을 것을 찾아 곳곳을 누비는 그는 다양한 공동체를 만나며 대안적인 삶의 방식을 경험한다. 영국에서 시작한 프로젝트는 독일, 벨기에, 튀르키예, 이란 등까지 이어진다. 이 자유로운 여정 속에서 영화는 감독 내면의 성찰적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시작한다. <담요를 입은 사람>은 <0원으로 사는 삶>의 저자 박정미의 일인칭 로드 다큐멘터리다. 자본주의사회에 대한 분노 속에서 박정미는 자신의 몸을 기꺼이 내던지며 인간을 둘러싼 삶의 조건을 탐구한다. 여정의 길목마다 만나는 타인의 따뜻한 환대는 그가 끝내 말하고자 하는 사랑과 연결의 가능성을 증명한다. 주거, 빈곤, 환경, 여성, 난민 등의 문제를 건드리던 영화는 중반부를 기점으로 삶의 실존적인 두려움과 진정한 자유에 관한 질문으로 확장된다. 다소 반전처럼 드러나는 감독의 과거는 현대인이 지닌 불안과 무의식을 숙고하게 만든다. 대부분의 장면을 차지하는 일인칭 액션캠 화면과 감독 본인의 유쾌한 내레이션이 자아를 찾는 여정에 생경한 활기를 더한다. 정해진 답을 찾기보다는 낯선 자에게 길을 물으며 더듬어가는 태도가 인상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