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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이해하고 상상하고 오해했던 얼굴들에게, <환희의 얼굴>

소설의 목차를 펼쳐보듯 영화는 네개의 소제목과 함께 환희(정이주)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네개의 이야기에서 환희는 서로 다른 사람처럼 다채로운 얼굴을 하고 있다. 난영(김시은)의 관심을 애타게 바라다가도 낯선 곳으로 홀연히 떠나 새로운 삶을 꿈꾼다.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에게 곁을 내어주기도 하고 오랜 시간을 함께한 이를 배신하기도 한다. 인물들이 마주 앉아 긴 대화를 나누는 동안 말과 표정 사이에는 여백이 생긴다. 창 너머 멀리 떨어진 이를 가만히 바라보는 눈길에는 말해지지 않은 속내가 깃든다. 관객 역시 보이는 것 너머를 저마다의 시선으로 헤아리며 지나온 만남과 관계 속에서 이해하고 오해했던 얼굴들을 떠올린다. 환희가 책장을 넘겨 마지막 장을 덮는 동안 잔잔한 여운을 남기며 각자의 기억과 상상이 머물 틈을 내어주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