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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5호 [인터뷰] 다시, 혹은 처음 매료될 당신을 기다리며, <M> 4K 리마스터링 특별 상영한 이명세 감독

영화도 나이를 먹는다. 하지만 세월이 모든걸 낡게 만들지만은 않는다. 어떤 나날은 눈 밝은 관객을 모으기 위해 흐르고, 이명세 감독은 내년에 20주년을 맞는 <M>이 그런 시간을 지나왔기 바란다. <M>은 소설가 민우(강동원)가 첫사랑 미미(이연희)의 환영에 사로잡히며 겪는 감각의 향연과도 같다. 2027년 개봉 준비 중인 4K 리마스터 버전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먼저 선보이는 이명세 감독과 <M>이 뿌리 내린 땅을 다시 살펴봤다.

MacGuffin with no Message 메시지 대신 맥거핀

“2000년 1월1일, 히치콕이 나오는 꿈을 꿨다. 그가 내게 ‘M’이라 적힌 책을 줬다. 차분하게 읽어보려다가 깨버렸다. ‘M’은 도대체 뭐였을까? 몇 년을 고민하다 맥거핀의 첫 글자일 지도 모르겠다는 답을 찾았다. 맥거핀은 영화의 내용과는 아무 상관이 없지만, 관객을 영화 속으로 끌고 가는 중요한 요소다. 미국에서 그런 맥거핀을 활용한 공포영화를 찍어보고 싶었는데, 일이 잘 안 풀렸다. 대신 배경을 한국으로 옮기며 시나리오를 다듬었다. 트루먼 카포티 소설에서 따온 주인공의 이름 미리엄(Miriam) 을 민우와 미미로 바꿨다. 민우의 이마도 M자로 드러내기로 했다. 그렇게 모든 ‘M’을 끌어들 였다. 단, 메시지(message)만 빼고. 그건 관객이 알아서 가져가는 거지, 내가 전달하는 게 아니니까.”

Mysterious but Mesmerizing 혼란스럽고도 매혹적인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첫 상영 후 시네마 근본주의자로 찍히고 말았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 느낌을 기대한 이들이 실망했 다. 어떻게 첫사랑 얘기를 이렇게 어렵게 만들수 있느냐는 원성을 들었다. 다행히 좌뇌보다 우뇌를 더 사용하는 분들은 편하게 보셨더라. 그들은 이미지를 즉물적으로 받아들였다. 세트장과 그걸 치우면 드러나는 현실이 공존하는 그림을 어려서부터 재밌어했는데, 그렇게 앞과 뒤, 꿈과 현실의 혼재를 보여주는 게 영화만이할 수 있는 일이다. 일식집 신에서부터 화면에 빨려 들어갈 것처럼 집중했다는 기자의 감상도꼭 써달라. (웃음) 2011년 전주국제영화제서 이명세 전작전을 할 때만 해도 그런 관객이 많아진 듯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로는 예술 영화관 관객이 늘었다고 한다. <M>이 만날 새로운 관객이 무척 기대된다.”

Muses in the Mist 안개 속의 뮤즈들

“촬영 전 강동원 배우와 노래방에 가서 내가 좋아하는 곡인 <안개>를 불러달라고 청했 다. 그의 목소리로 듣는 <안개>가 참 좋았는데, 가만 보니 안개는 영어로 미스트(mist)인 거다! 최근에는 <헤어질 결심>(2022)에 쓰였는 데, 그보다 전에 <M>의 주제곡 삼아 영화 속에서 강동원 배우가 부르게 했다. 이연희 배우는 당시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배우는 아니었다. 하지만 <M>의 미미는 그래야 했다. 그는 신비로웠다. 특히 눈빛이 특수 렌즈를 낀 것처럼 달랐다. 약간 녹색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이번에 직접 리마스터를 하면서 두 배우의 젊고 풋풋한 시절이 먼저 보이더라. 20년 전 나는 어땠느냐고? 영화 원리주의자였지. (웃음) 이제는 다큐멘터리 <란 12.3>(2026)의 친절함과 <M>의 매혹을 두루 합친 차기작을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