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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영화보다 영화 같은 현실 - 로버트 패틴슨 주연, A24 제작 영화 <프라임타임> 미국 개봉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 <프라임타임>이 지난 9월 말 미국에서 개봉했다. 픽션과 논픽션을 넘나드는 연출로 주목받은 랜스 오펜하임 감독의 상업영화 데뷔작으로, A24가 제작을 맡았다. 영화의 소재인 <투 캐치 어 프레데터>(To Catch a Predator)는 2004년부터 2007년까지 방영된 미국 <NBC>의 TV쇼다. 제작진이 온라인 채팅에서 청소년인 척 연기해 잠재적 성범죄자들을 카메라가 설치된 집으로 유인하면, 진행자 크리스 핸슨이 그들을 추궁하고 경찰에 넘긴다. 방송에 노출된 이들 중 상당수는 과거 아동성범죄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 이 쇼는 방영 당시 전국적 뉴스가 되기도 했다. 아동성범죄자를 응징하는 순간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방송의 적법성과 윤리성에 대한 논쟁도 끊이지 않았다. 급기야 제작진과 채팅을 나눈 지방검사 빌 콘래드가 스스로 목숨을 끊자 프로그램은 폐지되었고 유가족은 <NBC>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영화 <프라임타임>은 이 TV쇼를 극영화로 옮긴 작품이다. 영화는 크리스 핸슨(로버트 패틴슨)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바쁜 스케줄로 가족과 소원한 핸슨의 삶과 사생활에선 불륜에 빠진 중년 남성의 고뇌에 초점을 맞춘다. 동시에 쇼가 제작되는 과정을 할리우드식 상업영화의 문법으로 긴장감 있게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하지만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힘을 잃는다. 방송 윤리와 아동성범죄를 다루지만 그 안엔 고민과 철학이 부재한 것이다. 작위적인 설정이 거듭되고 시대를 역행하는 특수효과까지 남발하자 극장 안에선 실소가 터지기도 했다.

2024년 10월 코넬대학교에서 발생한 성폭력 의혹 사건이 재점화되면서 미국 사회가 충격에 빠져들고 있다. 정의를 상실한 사회 앞에서 <프라임타임>의 존재는 우리 앞에 질문을 제시한다. 20년이 지났지만 할리우드는 여전히 성범죄를 시청률과 흥행의 소재로만 소비할 뿐, 성범죄를 낳는 사회구조를 파고드는 데에는 관심이 없다. 현실이 영화보다 충격적인 세상에서 <프라임타임>은 왜 지금 이 이야기를 다시 꺼내야 하는지 끝내 답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