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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FF] 늘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낮과 밤은 서로에게> 공동투자한 이원재 케이무비엔터테인먼트 부대표

첫술부터 배부르다. 케이무비엔터테인먼트(이하 케이무비)가 처음 공동투자한 한국영화 <낮과 밤은 서로에게>가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산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은 이원재 부대표를 깜짝 놀라게 했다. 첫 시도부터 부산영화제 개막작이라니 이원재 부대표는 ‘하늘이 주신 기회구나’ 하고 감탄했다. “케이무비는 <악인전>해외 세일즈로 비즈니스의 첫발을 뗀 곳이고, 실제로 많은 성과가 해외 세일즈에서 나온다. 한국영화 IP를 확보하기 위해 제작에 뛰어들었는데 시작부터 개막작에 선정된 것이다.” 게다가 는 투자를 결정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던 작품이다. 카페를 배경으로 한 이 옴니버스영화가 “얼핏 일상 같지만 깊은 고민 끝에 쓰여진 대사와 캐릭터로 이뤄져 있는 영화”로 다가오는 데다 이원재 부대표 자신이 김종관 감독의 오랜 팬이었기 때문이다. 철학, 예술, 인연, 기억 등 쉽지 않은 테마로 번져나가 카페에서의 대화, 그리고 김종관 감독 특유의 분위기에 이끌린 그는 “안 할 이유가 없다!”라는 심정으로 공동투자와 배급을 맡게 되었다.

케이무비에서 기획, 개발, 펀딩, 제작, 그리고 마케팅까지 한국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총괄하는 이 부대표는 실은 CGV아트하우스 출신이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이론과 실천을 동시에 해내는 창작자를 꿈꾸며 영상원 영상이론과를 진학해 졸업 후 영상원 부설기관 영상제작센터에서 일하며 다큐멘터리를 연출하고 시민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영화를 교육한 인물이다. 늘 예술영화를 제작하길 꿈꿨던 그는 2010년에 경력직으로 CGV무비꼴라쥬에 발을 들였다. 입사한 다음 CGV무비꼴라쥬의 중심 역할이 큐레이션이란 걸 알게 됐지만 “영화를 많이 보고 토론하는 게 대학 때 한 공부”여서 금세 적응해나갔다. 예술영화 마케팅을 잠시 담당한 적 있지만 곧 메인 프로그래머로 승진하여 CGV아트하우스로 브랜드 전환하는 역할을 했고, CGV 상영관에 한국 영화인들의 이름을 붙이는 ‘한국 영화인 헌정 프로젝트’, 예술영화와 관객의 거리를 좁히는 ‘이동진의 라이브 톡’ 등을 열심히 꾸려나갔다. 창작의 불꽃은 잠시 접어두었지만 CGV 시네라이브러리를 열 때 벽면 가득 영화 책을 하나하나 꽂으며 “영화 관람 문화가 좋아지는 데 기여한다는 자부심”을 느꼈다.

그러나 마음 깊이 간직한 투자배급에 대한 열망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로 한 이원재 부대표는 2019년에 자리를 옮겨 CGV아트하우스에서 배급 일에 첫발을 뗐다. 그러나 신나게 일하기도 전에 코로나 팬데믹이 터졌다. 좋은 성적표를 받기도, 더 많은 작품을 만들기도 어려운 환경이었다. 더 많은 기회를 찾아 CGV아트하우스를 떠난 그는 투자총괄로서 <1947 보스톤> <그녀가 죽었다>를 완성해 세상에 내놓았다. 그중 <그녀가 죽었다>는 “시장과 제대로 맞서 손익분기점을 맞춘” 특별한 선물 같은 작품으로 그에게 남았다.

몇편의 상업영화의 투자총괄을 담당하며 고군분투하는 사이 이범수 케이무비 대표가 그에게 “같이 일해보자”는 제안을 건넸다. 그 제안에 응하면서 이원재 부대표는 한국영화에 투자하는 케이무비의 새로운 흐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됐다. 그 출발점인 <낮과 밤은 서로에게>가 부산영화제 개막작에 선정돼 “개인적으로나 일적으로 가장 기쁜 소식”이지만 “CGV아트하우스와 영상원 제작센터에서부터 하고 싶었던 역할을 이제 본격적으로 시도하는 거라 갈 길이 멀다”라고 그는 덧붙인다. 앞으로 케이무비에서 그가 만들어나갈 영화만 해도 여럿이기 때문이다. 우선 한국의 이홍래 배우와 대만의 송운화 배우가 주연한 한국·대만 합작영화 <아무도 모르는 집>을 제작해 촬영을 마치고 후반작업 중이며. 배우이자 감독인 류현경이 연출하고 배우 이상이와 배우로서도 호흡을 맞추는 로맨스영화 <올드보이>(가제)도 메인 투자에 나서 촬영을 준비하고 있다. 윤재호 감독이 칸 레지던스에 선정돼 집필한 액션드라마 장르물 <아버지의 비밀>도 메인 투자사로서 크랭크인을 기다리고, 이정범 감독의 <아저씨>를 인도네시아에서 리메이크하는 프로젝트에 공동제작으로 참여한다.

올해 부산영화제에서 이원재 부대표는 개막작만 담당하는 게 아니라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의 심사위원도 맡아 장원석 비에이엔터테인먼트 대표와 전혜정 런던아시아영화제 집행위원장과 함께 케이무비상 수상작을 뽑을 예정이다. “CGV아트하우스상을 기획하고 선정했을 때 정말 좋았던 기억이 있다”는 그는 CGV아트하우스 시절과 동일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에 케이무비상을 수여하자는 아이디어를 이범수 대표에게 냈고 선뜻 승낙을 받았다. “ <돼지의 왕> <한공주> <소공녀> 등이 CGV아트하우스상을 받았는데, CGV아트하우스가 수상작을 직접 배급하고 연출자와 차기작을 논하는 선순환이 좋았다”라는 이원재 부대표는 유사한 선순환을 만들어내기 위해 부산영화제와 케이무비상을 도모했다. 심사의 기준을 묻자 “다른 심사위원들과 협의”가 필요하다면서도 “해외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작품이자 연출자의 차기작이 기대되는 작품을 만나길 바란다”고 그는 설명했다.

개막작부터 심사까지 꽉 찬 스케줄로 10월을 바쁘게 보내는 이원재 부대표의 11월 목표는 <낮과 밤은 서로에게>를 “부산의 기운을 담아” 무사히 개봉하는 것이다. 영화제 개막작의 영광이 극장의 성적으로 잘 이어지도록 분투할 예정이다. 기획·개발과 투자, 크랭크인 준비, 그리고 개봉까지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총괄하는 그는 대화 끝에 “어쩔 수 없이 잘 시간이 없다”라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얼굴엔 묘한 활기가 돌았다. 피로와는 거리가 먼, 하고 싶은 일을 맘껏 하고 있는 이의 얼굴에 피어난 생기였다.

ITEM

노트와 명함지갑, 그리고 선물받은 컵

“메모 앱이 많지만 노트에 손글씨로 메모하길 좋아한다. 1년에 2~3권 정도를 써서 이제까지 모인 노트만 해도 방 한쪽을 차지한다. 많은 아이디어가 적힌, 일에 있어 내게 가장 소중한 물건이다. CGV 입사 당시 받은 지갑은 익숙해져서 버리지 않고 늘 갖고 다닌다. 분신 같은 존재다. CGV아트하우스 로고가 찍힌 이 컵은 공식 굿즈는 아니다. CGV아트하우스에서 영화를 보고 시네필이 되어 입사한 후배가 직접 만들어 선물한 것이다. 당시 어떤 의미인지 돌아볼 새 없이 바쁘게 일했지만 선물을 받고 내 일이 누군가에게 소중한 경험이자 인생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이 컵을 보면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FILMOGRAPHY

2026 <낮과 밤은 서로에게> 투자·배급 총괄

2023 <그녀가 죽었다> 투자·배급 총괄

2022 <공기살인> 배급 진행

2021 <1승> 투자·배급 총괄 <귀문> 투자·배급·마케팅 진행

2020 <1947 보스톤> 공동투자, 배급 총괄 <미드나이트> 공동투자, 배급 진행

2019 <내일의 기억> 공동투자, 배급 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