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을 통해 최초 공개된 영화 <최종면접>이 11월 첫주 정식 개봉한다. 아사쿠라 아키나리의 소설 <여섯 명의 거짓말쟁이 대학생> 을 각색한 작품이다. 2024년 일본에서도 영화화된 원작은 작가에게 다수의 트로피를 안겼고, 베스트셀러로 널리 읽혔다. 미스터리가 출몰하는 방식뿐 아니라 해소 과정에서 깊어지는 주제 의식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영화 <최종면접>도 원작의 얼개를 따른다. 주인공은 굴지의 IT 기업 ‘스피라링크스’ 신입 공채 전형의 마지막 단계에 오른 6인. 이들은 팀 토론 형태로 치러질 최종 면접에 대비하기 위해 한달간 동고동락한다. 입사 동기가 되자는 포부로 끈끈해지는 것도 모자라 일부는 연애 감정을 키울 정도로 가까워진다. 그러나 전원 합격의 꿈은 단숨에 멀어진다. 회사가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채용 인원을 줄여야 한다며, 6명 중 오직 1명만 합격시키겠다고 공지한 것이다. 게다가 스피라링크스는 이 결정을 면접자들에게 맡긴다. 단 2시간 안에 6인이 머리를 맞대고 최후의 1인을 가려내야 한다.
실망도 잠시, 응시자들은 공정한 투표 방법을 찾아보는 등 나름대로 합리적인 선택을 하려 애쓴다. 회의실 내에서 의문의 서류 뭉치를 발견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들은 각자의 이름이 적힌 봉투를 열면 경쟁자의 약점이 적힌 문서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얼떨결에 첫 번째 희생양이 된 이가 폭주하면서 다른 비밀들도 폭로될 위기에 처한다. 영화는 6인의 진실을 하나둘 들추는 와중에 이러한 일을 꾸민 범인이 누구인지 찾아가는 추리극의 형태로 변모한다.
그사이 가장 빛나는 건 배우들이다. 조이현, 김재원, 신승호, 강유석, 곽동연, 배강희 배우는 취업 준비생이라는 신분 말고는 아무런 공통점이 없는 20대 청년들의 앙상블을 폭넓게 소화했다. 화기애애할 때와 아수라장일 때처럼 극단에 놓인 상황은 물론 서로를 의심하는 동안에도 우정과 애정의 끈을 붙잡아보고 싶을 때의 미묘한 심리가 이들의 열연으로 살아났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답안을 좁혀가는 플롯도 효과적이다. 좁은 공간, 제한된 인원, 방대한 대사량을 의식 하지 못하게 이끌 만큼 쫄깃하다. 반전이 연속돼 피로감이 드는 듯하다가도 퍼즐을 맞춰가는 재미만큼은 분명하다.
다만 범인이 밝혀진 뒤의 전개에는 미심쩍은 구석이 있다. 범행 동기는 어찌저찌 설명되지만, 한 인물의 저열한 행적이 앞선 서사 전체를 지탱하는 수수께끼를 제공한 것이라는 결론이 짐짓 허무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피해를 본 인물들이 인생 교훈을 얻어갈 뿐 미적지근하게 대응하며 일상으로 복귀할 수밖에 없기에 더욱 그러하다. 이는 무척 현실적인 결말이지만, 앞서 영화를 지배한 장르적인 유희를 비껴나 메시지 전달에 집중한 결과로 읽힌다. <탐정: 더 비기닝>(2015), <해적: 도깨비 깃발>(2020)을 연출한 김정훈 감독 작품.
CLOSE-UP
<최종면접>의 배경은 2020년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모든 것을 얼어붙게 한 시기 말이다. 방역수칙을 신경 쓰며 채용 절차를 진행하는 기업들, 사적 모임 인원 제한을 염두에 두는 청년들을 비롯해 그 시절을 떠들썩하게 한 사회적 사건도 영화의 결정적 순간을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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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감독 리테쉬 바트라, 2017
타인을 향한 판단은 그이에 관한 정보가 아니라 자신이 취한 태도에 달린 일인지도 모른다. 무엇을 진실이라 부를 것인지도 그렇다. 마찬가지로 소설을 각색한 영화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또한 <최종면접>이 내포한 정신을 품고 있다.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과거의 인연을 찾아간다는 설정도 유사하다. 그 만남의 결과는 다를지언정 격세지감의 회한만큼은 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