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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투박하지만 생의 기록 앞에 마음이 움직인다, <욕쟁이 할머니>

홍승표 감독은 매일 아침 빈 침대를 향해 “어머니, 잘 주무셨어요?”라고 말을 건넨다. 어머니 정의만씨는 세상을 떠났지만 집을 나설 때도 허공에 대고 잘 다녀오겠노라 인사한다. <욕쟁이 할머니>는 서예가이자 화가인 홍승표 감독이 어머니를 간병하고 애도한 시간을 담은 다큐멘터리영화다. 이윽고 홍승표 감독이 한식당의 문을 열고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면, 식당 한편 텔레비전에 과거 정의만씨가 방송에 출연한 장면 들이 자동 재생되고 있다. 정의만씨는 방송에서 이른바 ‘욕쟁이 할머니’로 불린 인물이다. 손님에게 “많이들 처먹어라!”라고 외친 다음 “나한테 욕먹으면 3년간 재수가 좋다고!”라고 덧붙이곤 했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80대 초반 쓰러진 뒤론 눈감기 전까지 누워 지냈다. 홍승표 감독은 10년 가까이 어머니를 간병하고, 장례를 치른 뒤에도 3년 넘게 애도했다. 다큐멘터리 <욕쟁이 할머니>는 평범한 인물의 사적인 기록이지만, 어머니와 자식간의 애틋한 순간을 담아 극영화와는 다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소박하게 크레용을 쥐고 그림을 그려서 세상과 소통하고자 했던 노년의 모습도 감동을 준다. 분명 투박하지만 누군가의 생이 담긴 기록 앞에 마음이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