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와 새집으로 이사한 이사벨(마리벨 베르두)은 환풍구 너머에서 들려오는 정체불명의 비명과 속삭임에 시달린다. 아이들은 두려움에 휩싸이고, 이사벨은 집을 둘러싼 기이한 사건과 수상한 이웃들을 마주한다. 스산한 분위기와 실내 공간을 활용한 연출은 익숙한 집을 낯선 공포의 장소로 바꿔놓는다. 뒤늦게 밝혀지는 진실은 기묘한 공포에 어른들의 이기심을 더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리로 축적한 불안에 비해 공포의 실체는 다소 힘이 빠진 인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미지의 존재가 불러일으키는 상상력이 구체성 앞에서 힘을 잃는 탓이다. 그럼에도 안락한 보금자리에 스며든 불신은 일상의 공간을 낯설게 바라보게 한다. 마녀라는 오래된 괴담을 이웃이라는 익숙한 얼굴에 겹쳐놓으며, 가까운 타인조차 두려움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환기한다.
[리뷰] 수상하게 좋은 조건에는 대가가 따른다, <잠들 수 없는 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