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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여운 것들>의 덩컨 웨더번은 벨라(에마 스톤)에게 이중적인 존재다. 미치광이 과학자 갓윈 백스터(윌럼 더포)의 보호 아래 통제된 삶을 살던 벨라가 넓은 세상을 깨우치게 되는 가교 역할을 하지만, 섹스 능력을 자부하는 덩컨 웨더번은 벨라가 깨부숴야 할 또 다른 남성 억압 중 하나다. 덩컨 웨더번을 연기한 마크 러펄로는 “그는 벨라가 특별한 여자가 틀림없다고 생각하며 그의 아름다움과 순진함에 매료된다”며 영화 속 감정 역시 사랑이란 카테고리 안에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덩컨은 벨라를 통제하고 싶어 하는 데 반해 두 사람의 여행이 길어질수록 벨라의 영혼은 점차 자유로워지면서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생긴다. “벨라가 자유를 갈망할수록 덩컨은 더욱 미쳐가고 벨라에게 광적으로 집착하게 된다. 다시 말해 그는 소유욕이 강한 사랑을 했기 때문에 결국 자신에게 독이 되고 만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오랫동안 ‘헐크’ 캐릭터를 연기한 그는 전세계 관객들에게 우직한 영웅 이미지
[인터뷰] <가여운 것들>로 기존의 이미지를 탈피했다, 덩컨 웨더번 역 마크 러펄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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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여운 것들>은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총 11개 부문의 후보에 올랐다. 흔히 주요 부문이라 부르는 작품, 감독, 배우, 각본상은 물론 대부분의 기술 부문에 모두 노미네이트된 셈이다. 이중 오스카 후보에 오른 음악, 분장, 미술, 의상, 촬영에 관한 비하인드를 전한다. 남우조연상 후보인 마크 러펄로와 <씨네21>이 나눈 대화도 함께 담았다.
음악
저스킨 펜드릭스는 <가여운 것들>을 통해 영화음악감독으로 데뷔했다. 펜드릭스는 요르고스 란티모스가 어떠한 음악적 레퍼런스도 어떠한 해석도 강요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펜드릭스는 대본을 분석하며 벨라(에마 스톤)가 어떤 순간에도 보편적으로 행동하는 여성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했다. 그래서 그는 <가여운 것들>의 음악이 어떤 순간에도 관객에게 안정감을 제공할 필요가 없고, 벨라의 순진성과 직설성을 중간 단계 없이 오가는 음악이 필요했다고 한다. 영화 속 음악이 화면과 가장 마찰하며 빛을 발하
[특집] 불협화음과 상상력, 엄지척!, 오스카 후보로 돌아보는 <가여운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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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가여운 것들>과 가장 맞닿은 고전은 조지 버나드 쇼의 희곡 <피그말리온>(1913)이다. 두 작품 모두 여성주인공 벨라(에마 스톤)와 일라이자의 성장을 다루고, 이 두 여성이 종래에 새로운 자아와 신분으로 거듭나는 주요인은 언어 발달이다. 뿐만 아니라 자기보다 하등하다고 생각한 젊은 여성을 교육, 개조시키려는 독신 장년 남성 학자, 갓윈(윌럼 더포)과 히긴스가 등장하고 신분과 계급 분화가 가장 공고했던 영국 빅토리아시대의 런던이 배경이다.
여자가 계단을 오를 때
<가여운 것들>은 100년 전 출간된 <피그말리온>보다 계급과 지능 발달에 관해 훨씬 깊은 이야기를 전한다. 벨라는 남자들의 교육과 원조 없이도 스스로 계단을 오른다. 벨라는 자유의지에 의해 덩컨(마크 러펄로)과 함께 리스본과 파리를 여행하고 또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 런던으로 돌아온다. 벨라는 창조주의 요새 속에 갇혀 알지 못했던 세상의 여러 풍경에 눈을 뜬다. 벨라는
[특집] <가여운 것들>은 페미니즘 영화인가?, 영화가 언급한 계급과 여성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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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우조연상 후보
<아메리칸 픽션> 스털링 K. 브라운, <플라워 킬링 문> 로버트 드니로, <오펜하이머>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바비> 라이언 고슬링, <가여운 것들> 마크 러펄로
<씨네21>의 선택 <가여운 것들> 마크 러펄로
<가여운 것들>의 마크 러펄로가 받아야 한다. <씨네21>의 기자들의 의견이 분분했던 다른 부문과 달리 조연상은 한 배우로 모아졌다. 마크 러펄로는 주인공 벨라(에마 스톤)가 극을 진두지휘할 수 있는 발판이 되길 기꺼이 수용하고 작품을 뒷받침한다. 유명 남성배우로서 여성주인공이 제대로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자신을 낮추고 작품 속에 스며들길 자처한다. 여성배우 원톱물이 제작되기 어려운 만큼 마크 러펄로의 조력이 더 크게 느껴진다.
아마도) 아카데미의 선택 <오펜하이머>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오펜하이머>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특집] 트로피의 주인공은?, <씨네21>의 선택 VS 아카데미의 선택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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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상 후보
<아메리칸 픽션> <추락의 해부> <바비> <바튼 아카데미> <플라워 킬링 문> <마에스트로 번스타인> <오펜하이머> <패스트 라이브즈> <가여운 것들> <더 존 오브 인터레스트>
<씨네21>의 선택 <패스트 라이브즈>
<패스트 라이브즈>가 받아야 한다. 이제 막 장편영화 데뷔작을 내놓은 새내기 영화감독이 세계적 거장의 울타리를 뛰어넘을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그리 높지 않다. 하지만 셀린 송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는 이방인의 애수를 전하기 충분하다. 이민자 서사와 아시아권 문화에 대한 존중이 아카데미 시상식의 파이 증가로 나타난다면, 이번 <패스트 라이브즈>에 담긴 이민자의 외로움을 통해 신진감독의 이름이 호명될 기적을 바란다.
아마도) 아카데미의 선택 <오펜하이머>
미국배우조합상 최고상부터 미국제작자
[특집] 트로피의 주인공은?, <씨네21>의 선택 VS 아카데미의 선택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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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놀런과 마틴 스코세이지. 두 거장의 이름만으로 환해지는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전반적으로 예측 가능한 결과를 점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작품상, 남우주연상, 각본상 등 총 14개 부문에 이름을 올린 <오펜하이머>는 최대 노미네이션을 기록했다. 지금까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 무관인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이 마침내 감독상을 거머쥘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개봉과 함께 글로벌 흥행 수익 9300만달러를 기록한 <가여운 것들>은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저력과 함께 작품상, 여우주연상, 촬영상 등 11개 부문에 올랐다.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명예황금곰상을 수상한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플라워 킬링 문>은 작품상, 여우주연상, 감독상 등 총 10개 부문에서 경쟁한다. 논란도 빠지지 않는다. ‘바벤하이머’라는 합성어로 <오펜하이머>와 흥행 시너지효과를 냈던 <바비>는 아카데미로부터 외면받았다는 평이 이어진다. &
[특집] The Oscar Goes To – 제9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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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콘텐츠 제작사 하이그라운드의 출발은 2014년 씨스토리에서 시작된다. 하이그라운드는 TV조선 드라마 <최고의 결혼>을 시작으로 임성한 작가의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즌2·3, <아씨두리안>을 공동 제작하는 데 나섰다. 스튜디오로서 10년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하이그라운드는 (2023년 기준) 21개의 드라마 작품을 완성하고, 종편 드라마 최고시청률 3위에 달하는 성과를 올렸다(<결혼작사 이혼작곡> 시즌2, 16.6%). 웹툰, 웹소설 등 장르 불문하고 잠재력 있는 IP를 발굴하고 확보하는 데 공력을 들인 하이그라운드는 익숙한 곳에 머물기보다 도전하기를 선택한다. 신인 작가들과 함께 자체 콘텐츠 기획·개발에 나서고 신작 영화 투자 및 공동 제작으로 활로를 넓혔다. 그 결과 2030 독자들로부터 뜨거운 지지를 받은 이슬아 작가의 <가녀장의 시대> 드라마화를 결정하고, 지난 겨울 누적 관객수 1천만명을 훌쩍 뛰어넘은 <서
[인터뷰] 한 카테고리를 장인처럼 다루는 제작사의 역량이 중요하다, 김환철 하이그라운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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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스튜디오드래곤의 수장 최진희 대표가 만든 회사. 이 사실만으로 이매지너스는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튜디오 중 하나가 됐다. <씨네21>이 매년 영상업계 리더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망 설문에서도 2024년 주목하는 스튜디오 5위에 올랐다. 류형진 이매지너스 부대표는 영화진흥위원회 정책 연구원, CJ ENM 방송 전략기획팀장, CJ ENM 디지털콘텐츠사업팀장, 스튜디오드래곤 사업전략담당 겸 콘텐츠기획개발담당 등을 거쳐 최진희 대표와 함께 이매지너스로 독립했다(과거 <씨네21> ‘한국영화 블랙박스’ 꼭지의 필진이기도 했다). 그를 포함한 CJ ENM 인사들은 일종의 음악 레이블 같은 시스템을 구축해 ‘조합’을 지향하는 지분 구조를 만들었다. “스튜디오드래곤에서의 경험상 CP들끼리 시너지효과가 나는 경우는 별로 없더라. 거의 독립적인 회사처럼 움직인다. 다른 스튜디오라면 팀 단위가 됐을 조직을 각기 다른 회사로 만들었다. 각자의 특성을 가
[인터뷰] 이제는 어떤 방식으로 협업하느냐가 훨씬 중요하다, 류형진 이매지너스 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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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의 콘텐츠 기획·제작·유통을 담당한 CCO(Chief Contents Office)팀은 크게 콘텐츠 IP 사업을 연계하는 팀과 제작 센터 둘로 나뉜다. 이 두 사업팀을 합친 이름이 바로 ‘스튜디오 엑스플러스유(X+U)’다. 공식적으로 설립된 것은 2022년 10월. 이제 막 1년5개월차에 접어든 신생 스튜디오에 가깝다. 콘텐츠 비즈니스라 하면 보편적으로 배급사나 제작사, 방송사가 일임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통신 3사도 자기만의 영역을 부지런히 넓혀왔다. LG유플러스는 통신 서비스를 통해 1200만가량의 유무선 가입 고객에게 콘텐츠 경험을 전해왔다. 이에 따라 오리지널 콘텐츠의 필요성을 실감한 이들은 자체적인 영상 콘텐츠를 발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스튜디오 엑스플러스유의 이상진 상무는 한국영화가 날개를 달았던 2000년대 초반 CJ ENM 미디어기획팀에서 오랜 경험을 쌓고, 하이브 엔터테인먼트에서 K팝의 성장 가능성을 지켜봤다. 콘텐츠와 팬덤. 떼려야 뗄
[인터뷰] 콘텐츠 업계의 생태계를 회복할 수 있는 비즈니스모델을 만들겠다, 이상진 스튜디오엑스플러스유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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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설립된 KT스튜디오지니는 KT의 미디어·콘텐츠 중간지주회사다. 스토리위즈의 웹툰 및 웹소설, 밀리의 서재가 갖고 있는 작가 풀로부터 다양한 IP를 축적하고 이를 영상화하는 사업을 진행한다. 그동안 <구필수는 없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굿 잡> <가우스전자> <얼어죽을 연애따위>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사장님을 잠금해제> <남이 될 수 있을까> <딜리버리맨> <보라! 데보라> 등을 부지런히 제작하며 라이브러리를 축적했다. 2023년에는 <종이달> <남남> <신병2> <마당이 있는 집><유괴의 날> <낮에 뜨는 달>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이며 스튜디오의 인지도를 높였다면 2024년에는 제작비를 효율적으로 운용해 퀄리티 있는 작품을 내놓는 전략을 취할 예정이다. 올 초 종영한 <모
[인터뷰] 신선한 배우를 기용하며 작품의 고퀄리티에 집중한다, 정지현 KT스튜디오지니콘텐츠사업실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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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최대 규모, 초호화 캐스팅 등 콘텐츠 시장에서 자연스레 이목을 집중시키는 수식어들이 있다. 공룡 OTT 플랫폼과 제작사가 거대 규모의 프로젝트를 홍보할 때 내세우는 보편적인 마케팅 언어다. 하지만 콘텐츠 시장에도 변화는 일어난다. 100인 100색 초세분화된 취향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면서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규모는 작지만 타깃과 취향이 구체적인 콘텐츠가 선호되기 시작했다. 시의성을 빠르게 포착하고 타깃 시청자의 수요를 예리하게 읽어낸 콘텐츠가 화제가 되면서 이제는 오직 규모와 명성으로만 흥행 여부를 판가름하지 않는다.
<씨네21>은 콘텐츠 시장의 탄탄한 허리 역할을 해주는 브리지 스튜디오 네 군데를 찾았다. 대형 스튜디오와 1인 제작사 사이의 중견 규모로, 새로운 콘텐츠를 발굴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는 곳들이다. KT의 미디어콘텐츠 제작 스튜디오로 2021년 설립된 KT스튜디오지니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마당이 있는 집&g
[특집] 화제의 콘텐츠 이곳에서 탄생했다, 제작사 KT스튜디오지니 스튜디오 엑스플러스유 이매지너스 하이그라운드를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