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진주, 문석, 문성경 프로그래머에게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반드시 관람해야 할 작품들을 물었다. 기발한 스토리부터 참신한 소재, 다양한 메시지까지 그 선정 이유가 가지 각각인 큐레이션 리스트를 공개한다.
전진수 프로그래머
01. <비밀 문자>
바이올렛 두 펑/ 중국, 미국, 노르웨이, 독일/ 2022년/ 88분/ 동아시아 영화특별전
“중국 남부 지방에는 ‘누슈'라는, 여자들만 쓰던 문자가 있었다. 대부분의 여성이 읽거나 쓰는 것을 배울 수 없던 시절, 교육의 기회를 얻지 못한 이들은 이 비밀 문자로 서로의 생각을 나누며 연대했다. 그 굳건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02. <우당탕탕 성지순례>
바르트로미예 즈무다/ 폴란드/ 2022년/ 77분/ 월드시네마
“종교를 박멸하자는 책을 쓰는 아버지를 교화시키려는 독실한 신자 아들의 이야기다. 부자간의 갈등과 충돌이 그야말로 우당탕탕이다. 종교라는 주제를 분리해봐도, 우리 주변의 평
JEONJU IFF #1호 [기획]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들이 꼽은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영화들
-
전주영화제가 파격적인 인사를 감행했다. 지난해 12월26일 배우 정준호와 민성욱 전주영화제 부집 행위원장을 공동집행위원장으로 입명하며 조직을 재편한 것이다. 이번 선임에 대해 배우 권해효를 포함한 영화인 3인은 이사회 사퇴 의사를 밝히는등 영화제 안팎으로 잡음이 새어 나오기도 했다. 영화제 개최를 2주 앞두고 만난 민성욱, 정준호 전주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은 최근 논란이 불거진 이유를 일부 수긍하면서도 영화제의 생존 가능성을 고민해야 하는 시대에 공동집행위원장 체제의 이점과 그들이 기대하는 성과에 대해 하나씩 설명 했다.
- 두분이 원래 알던 사이라고 들었다.
정준호 원래 친분이 있던 민성욱 집행위원장님의 친구, 선후배 분들이 있었다. 주변에 민성욱 집행위원장님과 가까운 사람들이 많다 보니 자주 못 봐도 많이 교류한 것 같은 관계였다. (웃음)
민성욱 성문고등학교 때 같은 반 친구 중 유정훈 메리크리스마스 대표, 정태성 전 CJ ENM 영화사업부문 대표 등 이후 영화 일을 하
JEONJU IFF #1호 [인터뷰] 민성욱·정준호 전주국제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 영화제의 주인공은 영화, 한층 풍성하게 꾸려간다
-
<토리와 로키타> Tori and Lokita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벨기에, 프랑스/2022년/88분/개막작
토리와 로키타는 자신들이 남매임을 증명하고 정식 서류를 발급받아 벨기에에 정착하고자 한다. 하지만 출입국 행정 담당자들은 그들이 제시하는 증거가 빈약하다며 거주 허가를 좀처럼 내주지 않고, 토리와 로키타는 합법적인 생존을 위해 불법적인 노동을 이어가야만 하는 모순적인 상황에 직면한다. 아직 12살밖에 되지 않은 토리는 피자 가게에서 일하며 마약을 유통하는 위험한 일에 내몰리고, 로키타는 연락 수단도 통제당한 채 3개월 동안 대마초 농장에 갇혀 노동을 착취당한다. 비백인 불법 이민자 여성인 로키타는 성폭행의 위험에 노출된 사회 내 최약자이기도 하다. 토리는 사면초가에 내몰린 불법 이민자의 위치를 악용하는 무리로부터 누나 로키타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건 침입을 시도한다.
수년 전에 헤어졌다가 우연히 타지에서 재회했다고 증언하는 토리와 로키타는 실제
JEONJU IFF #1호 [프리뷰]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감독, ‘토리와 로키타’
-
<메이트> <아이즈 앤 혼즈>로 앞서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 초청되었던 임채린 감독이 올해로 세 번째 부천을 찾았다. 그는 BIAF 뿐 아니라 프랑스 안시, 독일 라이프치히 등 해외 유수 영화제에서 일찌감치 알아본 단편 애니메이션계의 기대주다. 이번 신작 <나는 말이다>는 감독 자신과 여성 가족 구성원들의 태몽을 소개하며 그 안에 깃든 가부장적 편견을 감지하게 만든다. 무대에 서서 “그저 느껴주셨으면 한다”라고 관객에게 부탁한 임채린 감독의 논내러티브 영화 <나는 말이다>는 반인반호(호랑이), 반인반마(말)가 된 여성들의 치열한 몸짓 속에서 편향된 젠더 이미지의 전복을 꾀한다.
- 보통 아들로 해석되곤 하는 호랑이, 말 꿈을 꾸고 태어난 여성들의 존재를 실험적인 작품 속에 녹여냈다. 작업의 출발점은 무엇이었나.
= 내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는 자녀 문제로 이혼했다. 외할머니가 아들을 낳지 못해서다. 엄마가 셋째 딸인데, 호랑이 태
#BIAF 4호 [인터뷰] ‘나는 말이다’ 임채린 감독, 전투하는 몸의 언어로
-
-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 ‘마파(MAPPA)’의 오오츠카 마나부 대표 이사가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을 찾았다. 그는 <진격의 거인>, <주술회전>, <체인소 맨> 등 전세계적으로 사랑받은 작품을 통해 높은 안목과 애니메이션 산업을 꿰뚫는 통찰력을 증명했다. 우수한 인재를 발굴하는 힘이 좋다는 업계의 평가답게 신진 창작자를 찾아내기 위한 다채로운 시도도 선보여왔다. 새로운 세대의 유입, OTT 플랫폼의 증가, 빅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변수 속에서 마파의 길을 만들어 나가는 그에게 애니메이션 산업의 현황과 미래를 물었다.
-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을 찾은 소감은 어떤가.
=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워낙 한국의 콘텐츠를 좋아해서 활기 넘치는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행사를 접할 수 있어 좋다. 여러모로 자극이 된다.
- 지난해 6월,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 마파가 10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10년을 돌아본다면.
= 일본
#BIAF 4호 [인터뷰] ‘체인소 맨' MAPPA 오오츠카 마나부 대표, ‘독창성·열린 태도·신진 감독 발굴이라는 3요소
-
2017년 개봉한 <이 세상의 한구석에>가 완전판으로 돌아왔다. 전작보다 40분 가량의 분량을 늘려 원작 만화에서 생략된 부분을 더한 것. 이에 따라 인물들은 더 입체적으로 변모하고 스토리 구성은 더 깊어졌다. <이 세상의 (그리고 다른 세상의) 한구석에> 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관객을 찾은 카타부치 스나오 감독에게 이미 완전해 보이는 세계관을 확장시킨 이유와 그 과정의 면면을 물었다.
- <이 세상의 한구석에>로부터 40분 가량의 분량을 늘려 <이 세상의 (그리고 다른 세상의) 한구석에>를 내놓았다. 두 작품은 어떤 차이가 있나.
= 보통 이런 식의 작업을 디렉터스 컷이나 감독판이라고 명명하겠지만 그런 경우 편집만 다르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스토리나 인물의 성격과 태도 등이 바뀌면서 전혀 다른 작품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인물을 어떤 시각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 사람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다. 애니메이션 또한 중심
#BIAF 4호 [인터뷰] 카타부치 스나오 감독, 더 입체적이고 더 깊이 있는 완전판
-
라이카 앤 니모 Laika & Nemo
얀 가더만, 세바스티안 가도 / 독일 / 2022년 / 15분 / 국제경쟁
10월 24일, 17:00, CGV 부천 8관
10월 25일, 13:00, CGV 부천 4관
<라이카 앤 니모>는 얀 가더만, 세바스티안 가도 감독의 작품으로 조악한 잠수복과 헬멧으로 우주 비행사를 따라 하는 니모가 진짜 우주 비행사 라이카를 만나게 된 특별한 순간을 담고 있다. 어느 날 마을 사람들이 니모를 비웃는 상황을 목격한 라이카는 자신의 비슷한 경험을 떠올리며 니모에게 감정 이입하게 된다. 이해는 곧 연결이 된다. 남들과 다르단 이유만으로 소외되었던 둘은 서로의 공통된 상처를 딛고 회복으로 나아간다. <라이카 앤 니모>는 이해와 화합, 관계 맺기와 공감 등의 주요 키워드를 가지고 함께 사는 삶의 필요성을 다정한 시선으로 설명한다. 귀여운 클레이 아트와 정교한 스톱모션이 인상적이고, 웅장한 산맥과 드넓은 초원, 비상하는
#BIAF 4호 [프리뷰] 얀 가더만, 세바스티안 가도 감독, '라이카 앤 니모'
-
소녀, 소년 그리고 로봇 A Girl Meets A Boy and A Robot
와타나베 신이치로 / 중국, 일본 / 2022년 / 19분33초 / 국제경쟁
10월 23일, 18:00, CGV 부천 3관
10월 25일, 10:30, CGV 부천 3관
와타나베 신이치로 감독의 <소녀, 소년 그리고 로봇>은 폐허가 된 세상에서 기억을 잃은 소녀와 로봇이 한 소년을 만나며 기억을 되찾게 되는 이야기다. 온기라곤 찾아볼 수 없는 디스토피아. 전쟁의 흔적만이 가득한 세상에서 이들은 또 다른 사람을 찾기 위해 세상 곳곳을 배회한다. 우연한 만남은 경계심을 허물고 서로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진다. 고장 난 피아노 선율에 따라 엉뚱한 춤을 추고 장난을 치면서 소녀는 잊어버렸던, 전쟁 속에 벌어진 일들을 다시 상기하게 된다. 20분의 짧은 시간 동안 스토리 라인이 흔들리지 않아 메시지를 혼동하지 않고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음악 애호가인 와타나베 신이치로 감독답게 섬세한
#BIAF 4호 [프리뷰] 와타나베 신이치로 감독, '소녀, 소년 그리고 로봇'
-
퀀텀 카우보이 Quantum Cowboys
제프 마슬렛 / 미국 / 2022년 / 99분 / 국제경쟁
10월24일 17:00 CGV 부천 5관
10월25일 11:00 CGV 부천 8관
서부극의 아메리칸 드림이 양자역학을 만나 무수한 가능성의 파동을 만들어낸다. 미국 애리조나 출신의 물리학도, 제프 마슬렛 감독이 구현한 한 편의 환상동화 는 1870년대 미 서부를 배경으로 전개된다. 카우보이 콤비 프랭크와 브루노, 그리고 이들을 이끄는 영민한 소녀 린드가 어느 비밀스러운 뮤지션의 존재를 찾아 나가는 여정이 서사의 표면을 이룬다. 그러나 이 영화의 정신은 장면마다 새겨진 몽환적 미장센에서 비로소 본색을 드러낸다. 인간은 물론, 동물과 식물, 사물에도 각자의 기억과 영혼이 있다고 믿는 <퀀텀 카우보이>는 미국의 기원과 멀티 유니버스 영화의 시대를 살아가는 세대의 간극을 한 데 겹쳐둔다. 다양한 기법이 총천연색으로 어우러지는 광경 역시 <퀀텀 카우보이>를 보는
#BIAF 4호 [프리뷰] 제프 마슬렛 감독, '퀀텀 카우보이'
-
도에이 애니메이션은 도호, 쇼치쿠와 함께 일본의 3대 영화 배급사 중 하나로 꼽히는 도에이 산하의 애니메이션 제작사로, <요술공주 샐리>(1966), <마징가Z>(1972), <은하철도 999>(1978), <드래곤볼>(1986), <슬램덩크>(1993), <닥터 슬럼프>(1997), <꼬마 마법사 레미>(1999), <디지몬 어드벤처>(1999), <원피스>(1999), <엉덩이 탐정>(2018) 등 세대를 아우르는 굵직한 작품들을 제작했다. 이번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는 토에이 애니메이션의 세계관을 이루는 다섯 작품을 선보이며 그 역사와 자취를 느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고전 명작 <장화 신은 고양이>를 비롯하여 호소다 마모루 특유의 감성이 느껴지는 <원피스 극장판 6기: 오마츠리 남작과 비밀의 섬>과 <디지몬 어드벤처: 우리들의 워 게
#BIAF 3호 [기획] 토에이 애니메이션의 세계, 유연한 상상이 세계적으로 도약하는 곳
-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의 국제경쟁 학생·TV&커미션드·한국단편 심사를 맡은 세키 히로미 프로듀서는 1985년 도에이 애니메이션에 입사해 <꼬마 마법사 레미>, <디지몬> 시리즈 등을 총괄했다. 지금까지 그가 완성한 애니메이션 세계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그는 유독 꿈, 어린이, 희망, 가능성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했다. 그리고 이 단어는 애니메이션만이 지켜낼 수 있는 것들이기도 했다.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국제경쟁 단편 심사를 맡았다.
= 워낙 작품 수준이 높아서 심사하는 과정이 즐거우면서도 어려웠다. 최종 후보로 네 작품을 뽑아야 했는데 우열을 가리기 어려워 뭘 뽑아야 할지 고민이 컸다. 이번 심사위원은 나와 중국의 주옌통 감독, <씨네21>의 이주현 편집장이 맡았다. 신기한 건 세 심사위원의 의견이 거의 갈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작품을 볼 때 눈 여겨 본 사항들이 일치했던 것 같다. 올해 단편 작품은 여성의
#BIAF 3호 [인터뷰] 도에이 애니메이션 세키 히로미 프로듀서, ‘애니메이션만이 지켜낼 수 있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