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자신을 신이라고 생각하는 어린아이. 시종일관 무표정, 무감정, 무감흥에 가까웠던 아멜리는 1969년 8월13일, 두살이 되던 날 불현듯 두눈을 번뜩이며 세상에 가까워진다. 이제 더이상 그는 무(無)의 상태에 머무르지 않는다. 몸을 일으켜 걷고, 목소리로 내어 말을 하고, 울음으로 불안을 표현하면서 사랑하는 가족들과 세상에 존속된다. <리틀 아멜리>는 이제 막 두살이 된 어린아이 아멜리가 세살이 되기까지 1년의 시간을 그린다. 아멜리 노통브의 원작 소설 <이토록 아름다운 세 살>을 바탕으로 현실 곳곳에 살아 있는 기쁨과 슬픔, 아름다움과 추악함, 분노와 화합, 원망과 용서를 아이의 시선으로 은은하게 함축한다. 특히 봄여름가을겨울 알록달록한 사계절 풍경은 이제 막 세상을 감각하기 시작한 아이의 무수한 ‘처음들’을 고스란히 전달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리틀 아멜리>는 오직 평화로운 계절성이나 가족들의 사랑같이 안전한 주제만을 내세우지 않는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사람들을 잠식시킨 음울함과 죽음에 대한 상념, 전쟁을 둘러싼 어른들의 갈등과 이념 차이 등을 극명하게 내세우며 아직 트라우마로부터 빠져나오지 못한 기억들을 조심스레 끄집어낸다. 아이들은 정말 슬픔을 모를까. 균열과 불안, 상흔과 외면을 순진무구한 아이들은 모를까. 역동적인 봄을 지나 찬란한 여름을 넘어 침착한 가을에 접어들면서 아멜리는 이전과 다른 경험들을 쌓는다. 이제 겨울을 마주할 시간. 어린이들은 사계절의 알록달록함 속에 스며든 비탄을 스스로 발굴하고 체화하며 자라난다. <리틀 아멜리>가 간직한 생애주기별 감정을 들여다보기 위해 이 세계를 쌓아올린 두 감독, 메일리스 발라데, 리안 조 한을 만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