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MZ세대를 대표하는 배우 티모테 샬라메가 이번에는 탁구 세계 챔피언을 꿈꾸는 뉴욕의 밑바닥 인생을 사는 마티 역을 맡았다. <마티 슈프림>은 조시 사프디 감독이 동생 베니 사프디와 결별 후 선보이는 첫 영화로, 미국의 시네필들에게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는 인디 스튜디오 A24에서 제작했다. 영화는 젊은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모으는 데 성공하며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를 넘어서는 A24의 북미 최고 흥행작으로 올라섰다. 1952년 뉴욕, 유대계 이민자 2세로 삼촌의 신발 가게에서 일하는 마티는 호감을 갖기 어려운 캐릭터다. 입에서 나오는 말의 절반은 거짓말이거나 허풍이고, 유부녀인 소꿉친구를 임신시키고는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며 발뺌한다. 그는 오로지 탁구 세계 챔피언이 돼 성공하겠다는 단 하나의 목적만을 향해 움직이며, 이를 위해서는 절도도 서슴지 않는다. 런던, 뉴욕, 도쿄를 누비는 마티의 여정은 눈으로 쫓기 버거운 탁구공처럼 빠른 속도감으로 전개된다. 쇼츠가 블록버스터로 만들어진다면 이런 모습일 듯싶다. 영화는 역사적 고증을 무시한 채 강렬한 음악, 쉴 새 없이 전환되는 장면, 모텔 바닥이 내려앉고 주유소가 폭발하는 등 맥락 없이 이어지는 사건들을 이어 붙이며 149분이라는 러닝타임을 끌고 간다. 억만장자와 결혼한, 은퇴한 여배우 역을 맡은 귀네스 팰트로가 등장하는 장면만이 숨 가쁜 영화에 무게를 더한다.
그러나 역시 이 영화는 티모테 샬라메의 영화다. 그는 경기 장면을 완벽하게 연기해냈을 뿐만 아니라 영화의 프로듀서로도 참여했다. 지난 1월 샬라메는 마티 역으로 제83회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3월 중순에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도 올라 있다. 지금까지 미국 관객들에게 탁구 하면 자동 연상되는 얼굴은 <포레스트 검프>의 톰 행크스였다. 어쩌면 그 얼굴이 재능과 야망을 품은 젊은이, 소외와 차별에 대처해야 하는 소수자이자, 자신에게 한없이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절박한 청년의 초상을 새긴 티모테 샬라메로 바뀔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