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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stage] 뮤지컬 <서편제>

사진제공 PAGE1

<서편제>를 생각하면 길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황톳길 위에서 <진도 아리랑>을 부르는, 영화 <서편제>의 롱테이크 시퀀스 때문일지도 모른다. 혹은 이청준의 원작 소설 <서편제>가 산골짜기를 헤매는 누군가의 행동을 절절히 묘사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뮤지컬 <서편제>또한 송화, 동호, 유봉이 걷는 각기 다른 길을 무대 위에 그려낸다. 큰 줄거리는 영화와 비슷하다. 예인 유봉은 딸 송화를 소리꾼으로, 아들 동호를 고수로 키운다. 하지만 동호는 아버지를 견디지 못해 떠나 대중음악에 투신하고, 송화는 홀로 아버지 곁에 남지만 그 역시 방황한다. 딸을 두고 볼 수 없던 유봉은 소리꾼의 한을 키운답시고 송화의 눈을 멀게 한다. 서로 다른 길을 걷는 세 예술가는 오랜 시간이 흘러 각기 다른 방식으로 해후한다.

넘버 <살다보면>으로 가장 유명한 뮤지컬이지만, 언급한 대로 이 작품이 넘버와 연출로 ‘길’을 어떻게 표현하는지에 집중한다면 새로운 이야기가 읽힐 것이다. 어린 동호에게 함께 소릿길을 걷자던 송화는 일평생 소리를 찾아서 홀로 전국을 유랑한다. 아버지, 누이와 다른 길을 걷겠다던 동호는 끝내 송화를 찾아 떠돈다. 자기파괴를 견디지 못한 유봉은 그만 자식의 삶마저 파괴하며 실패한 예술가이자 아버지로 길 위에 정체한다. 그 길을 제 몫으로 완수해낸 건 오직 송화다. 관객은 그가 마지막으로 부르는 <심청가>의 ‘심 봉사 눈 뜨는 대목’에서 걸어보지 못한 그 길의 무게를 온전히 멍에처럼 어깨에 얹는다.

기간 4월30일~7월19일

장소 광림아트센터 BBCH홀

시간 평일 오후 7시30분, 토 오후 3시·7시30분, 일 및 공휴일 오후 2시·6시30분, 월 공연 없음

등급 초등학생이상관람가

<서편제>는 서울 공연 이후 세종, 당진 등에서 투어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