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이원영)가 상실을 겪는다. 사랑하던 아내(임정은)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더하여 자신의 목소리까지 잃게 된다. 기계를 활용해 남들과 조금이나마 소통하고, 몽골의 전통 가창인 ‘후미’를 통해 음성을 되찾으려고도 하지만 목소리는 쉽사리 복원되지 않는다. 이 와중에 바깥 세계는 또 다른 혼란을 겪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가 TV뉴스로 끝없이 다뤄지고, 기묘한 이 상황은 불안한 기류를 일으킨다. 공간에 흐르는 여러 소리의 혼재가 이 상실과 불안의 감각을 자연스레 지각하게 만든다. <희망의 요소> 등으로 자기만의 독자적이고 소박한 스타일을 보여줬던 이원영 감독의 신작으로, 제2회 남도영화제 시즌2 광양 작품상, 제14회 무주산골영화제 뉴비전상·영화평론상 등을 받았다.
[리뷰] 희박할수록 강한 빛, 자신의 광량으로 탁월히 주무르는 영화, <미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