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작가 폴(미셸 피콜리)은 아내 카미유(브리지트 바르도)와 살 아파트 할부금을 위해, 미국인 프로듀서 프로코시가 제안한 프리츠 랑의 <오디세이> 각색 작업을 받아들인다. 스튜디오에서 프로코시가 카미유를 자기 스포츠카에 태우려 하자 폴은 아내의 불안한 눈빛을 읽고도 물러선다. 그 몇초의 계산을 목격한 순간부터 카미유의 사랑은 경멸로 바뀌고, 이어지는 34분간의 아파트 시퀀스가 부부의 붕괴를 실시간으로 해부한다. 알베르토 모라비아의 소설을 바탕으로 완성된 <경멸>은 어쩌면 고다르는 어렵다는 통념에 맞서는 아름답고 감정적인 걸작인지도 모른다. 사랑은 왜 끝나는가. 영화는 끝내 무엇을 지켜야 하는가. 라울 쿠타르의 시네마스코프 화면, 조르주 들르뤼의 애수 어린 선율 속에서 <경멸>은 두 질문을 하나로 수렴시킨다.
[리뷰] 고전과 현대를 잇는 고다르의 눈부신 낭만, 정교한 자기반영, <경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