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 명멸의 시간을 어루만지는 손길, 체현으로 빚어내는 생의 감각, <친숙한 손길>

80대 노인 루스(캐슬린 찰팬트)는 데이트를 앞두고 손수 요리를 준비하고 몸을 단장한다. 하지만 집을 나서 도착한 곳은 자신이 정한 곳이 맞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요양원이다. 루스는 낯선 환경에서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기억으로 혼란을 겪는 가운데 자신이 요리사였던 시절처럼 음식을 만든다. 만든 음식을 사람들과 나누며 새로운 관계를 맺고 그곳의 생활에 조금씩 적응해간다. 영화감독이자 안무가인 세라 프리들런드의 장편 데뷔작 <친숙한 손길>은 루스의 움직임과 표정, 눈빛이 빚어내는 섬세한 변화를 따라가며 쇠퇴와 상실로 노년을 규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노년을 몸짓과 접촉을 통해 끊임없이 감응하고 성장하는 존재로 체현한다. 실제 양로원 거주자와 직원들이 제작에 참여했으며 2024년 베니스국제영화제 오리촌티 부문에서 3관왕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