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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존재하지 않는 것보다 아름다운 것은 없다, <이방인> 배우 뱅자맹 부아쟁

사진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프랑수아 오종 감독과 함께 <썸머 85>를 작업했던 배우 뱅자맹 부아쟁이 <이방인>에서 뫼르소 역할을 맡아 다시 한번 오종과 만났다. 한낮의 뜨거운 태양과 눈부심 때문에 권총으로 사람을 살해하고 마는 뫼르소는 바다와 태양, 여성의 몸과 허기와 같은 신체적 감각에는 예민하지만 인간과 사회가 기대하는 감정적 요구에는 거의 반응하지 않는 인물이다. 뱅자맹 부아쟁은 신체 감각적 민감성과 정서적 거리감을 동시에 표현해야 했을 때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책을 읽으며 철학자의 시선에서 뫼르소를 이해하려 했다. 특히 ‘존재하지 않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없다’는 폴 발레리의 문장에서 많은 영감을 받”으며 뫼르소 역할 준비에 노력을 기울였다. 오종 감독이 권한 로베르 브레송의 <시네마토그래프에 대한 단상>을 읽으며 인물을 준비하는 한편 “뫼르소에 대한 내 해석으로 연기하면 감독님의 시선에서는 벗어난 듯 보이기도 했다. 장면마다 감독님이 정확한 연출 지침을 주었기 때문에 브레송이 말한 모델 개념과 배우 사이의 균형을 잡는 일은 쉽지 않았다”라고 촬영 현장을 회상했다.

프랑수아 오종 감독은 부아쟁의 전작 <썸머 85> 때와 달리 <이방인>에서는 배우가 가진 활력과 매력을 억눌러야 했다고 말했지만, 부아쟁에게 있어서 뫼르소 역할에 몰입하는 과정은 감옥에 갇힌 듯 갑갑한 작업만은 아니었다. “사실 해방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역할에 빠져들다 보니 점점 울적해지고 완전히 내면으로 파고든 상태가 되었다. 그제야 ‘이제 촬영할 준비가 됐다, 지금 이대로 가면 되겠다’는 감독님의 말을 신뢰하게 됐다.” 온라인 인터뷰에서도 카메라를 들고 실내를 걷거나 통역을 하는 중간에 카메라 프레임 밖으로 나갔다 다시 돌아오곤 했던 부아쟁은 배우 커리어의 시작이 영화가 아니라 연극이었기 때문에 “카메라 앞에서 움직이지 않고 집중해서 대답하는 것은 엄청난 노력을 요구하는 일이다. 원래 몸을 많이 쓰는 편인 데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하고 싶어 해서 뫼르소에 집중해 완전히 평온하고 침착한 상태를 찾기까지 6개월이 걸렸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연기하는 도중에 자신을 뫼르소답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고 솔직하게 단언한다. “가까운 지인보다 낯선 사람과 이야기할 때 훨씬 아름다운 것을 발견한다. 그래서 항상 낯선 이들이 나에게 내민 손은 없나 관찰하기도 하고 내가 낯선 이에게 먼저 손을 내밀기도 한다.”

<이방인>

극 중 뫼르소가 사제(스완 아를로)와 만나 유일하게 격렬한 감정을 드러내는 옥중 장면에서 부아쟁은 테이크마다 다양한 시도를 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이 장면을 제일 처음 촬영한 일이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걱정했지만 결국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결론지었다. 정말 다양하게 연기했다. 감정을 폭발시키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바닥에 드러눕거나 몸을 마비된 것처럼 쓰기도 했다. 연출자가 필요한 장면을 선택할 거라 믿고 15번 정도의 테이크를 그때마다 완전히 다른 감정으로 연기했다.” 뫼르소가 드물게 타인의 일에 관여하게 되는 이웃인 살라마노 역을 맡은 배우 드니 라방과의 협업을 돌이켜보며 그는 영화배우로서의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드니 라방이 파리의 연극무대에서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했을 때부터 팬이었다. 배우로서의 드니 라방은 어린아이 같은 순수한 호기심을 갖고 있다. 나 역시 앞으로 연기하는 데 있어서 그와 같은 순수함을 계속 지키면서 연기를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