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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트립] 광주극장

손수 그린 간판 아래 선 출입문을 열면 매표소가 보인다. 티켓을 받아 상영관에 들어서면 오래된 박물관 내음이 난다. 그럼에도 광주극장에서는 언제나 오늘의 영화를, 새로운 문화를 만날 수 있다. 올해 가을에는 제16회 광주비엔날레 IVAE(International Visual Arts Exchange) 파빌리온으로도 쓰이고 있다. 1997년부터 30년째 광주극장과 함께한 김형수 이사는 기존 관객들이 장소성과 맞물린 비엔날레 전시를 좋아할 뿐 아니라 외국인 방문객도 늘었다고 전했다.

같은 기간 광주극장은 한달짜리 생일잔치도 펼치는 중이다. 10월16일부터 11월15일까지 개관 91주년 영화제를 개최한다. 이는 개관 79주년 때부터 12회째 이어온 전통이다. 이번 행사는 다섯개의 섹션으로 준비했다. 그중 페드로 코스타 특별전은 지금은 사라진 광주국제영화제와 페드로 코스타 감독이 맺었던 인연을 상기하며 기획했다. 지난해 광주극장에서 일명 ‘동아줄 사인’ 해프닝을 겪으며 화제를 모은 봉준호 감독도 돌아온다. 그의 추천작인 루키노 비스콘티의 <로코와 그의 형제들>(1960), 존 카사베츠의 <글로리아>(1980)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가 이어질 예정이다. 이 밖에도 김형수 이사는 무성영화인 <전문학교>(1927), 4K 리마스터 버전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 회차를 공들여 마련했다며 덧붙였다. “순수하게 배우의 몸짓에 집중할 때의 재미부터 극장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뛰어난 기술까지 느껴보셨으면 한다.”

광주극장은 그 기쁨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최근 영사 시스템을 교체했고, 냉난방 시스템을 설치했다. 고향사랑기부금으로 일군 변화라 더 뜻깊다. 덕분에 관람객의 연령대가 넓어졌다. “특히 지지난해를 기점으로 젊은 층의 유입이 늘었다. 레트로 바람이 불면서 옛 공간을 재발견하고, SNS로 공유하는 흐름이 눈에 띈다. 엽서, 배지, 에코백 등 지역 작가들과 협업해 극장만의 굿즈를 제작한 것도 도움이 되었다.” 요즘 김형수 이사는 100주년은 어떻게 기념할 것이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농담 삼아 1년간은 그동안 과로한 극장을 쉬게 하겠다고 말하니, 단골 관객들이 하루씩 극장을 지키겠다고 답하더라. (웃음) 100주년에는 극장의 아카이브를 체계적으로 전시하는 꿈을 꾼다. 극장과 관련한 작은 종이 한장에도 도시의 역사가 어려 있으니까. 어느덧 11기를 맞은 간판 워크숍 작품들도 한데 모아 선보이고 싶다. 광주를,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어울려 큰 축제를 한번 펼쳐보면 어떨까?”

해남식당

광주극장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해남식당은 독특한 해장국을 파는 노포다. 뚝배기 가득 바지락을 쌓아주는 조개 해장국이 이곳의 자랑인데, 뽀얀 국물에 밴 알싸한 매운맛이 일품이다. 묵은지와 달걀부침 등반찬도 제공된다. 오픈 시간인 오전 11시부터 자리가 차니 점심을 먹고 싶다면 서두를 것.

베이커리 빵과장미

광주극장 바로 옆, <마녀배달부 키키> 포스터가 손님을 반기는 베이커리. 일주일에 목·금·토 단 3일만 문을 여는 이곳은 통밀과 천연 발효종을 쓴 비건 빵에 주력한다. 밤잼, 양파잼 등 곁들여 먹을 재료는 물론 가게의 지향을 드러낸 굿즈들도 판매 중이다. 캉파뉴, 바게트, 푸가스, 치아바타 등 속 편한 식사 빵을 찾는다면 방문해보기를 권한다.

소년의 서

영화가 흐르는 골목에 접어들면 바로 눈에 띄는 초록색 문의 서점. 인문·사회·과학·예술 서적을 주로 취급하며, 서가마다 큐레이션의 변이 붙어 있어 참고하기 좋다. 광주 여행자를 위한 책자도 배포한다. 책을 구입하면 로고가 새겨진 책갈피와 스티커도 받을 수 있다.

한걸음가게

광주극장에서 금남로4가역 방면으로 2분만 걸으면 닿을 수있는 한걸음가게는 ‘순환실험실’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여기서 자원을 재활용해 만든 다양한 생활용품을 살 수 있고, 리필 스테이션과 장비 도서관도 이용할 수 있다. ‘기후여행자 라운지’에서는 제로웨이스트를 추구하는 이들을 위한 정보를 공유할 뿐 아니라 텀블러도 빌릴 수 있다고.

다른 극장은

광구극장, CGV광주금남로

11월11일부터 15일까지 제17회 광주여성영화제가 열린다. 개막작은 스스로 생을 마감한 어머니를 이해하기 위한 다큐멘터리 <잃어버린 말들>이며, 윤가은 감독이 마스터클래스에 나선다.

아트나인

11월30일까지 ‘미디어캐슬 기획전: 시네마캐슬 리턴즈’를 연다. 일본영화 전문 수입사 미디어캐슬이 <가라오케 가자!> <날조> <클라우드> <적이 온다> 등 국내 미개봉 신작 15편을 선보인다.

메가박스

11월17일까지 돌비 특별관에서 이창동 감독전을 진행한다. <초록물고기> <박하사탕> <오아시스> <밀양> <시> <버닝>까지 총 6편이 3주간 2편씩 상영된다. 선착순 포스터 증정 이벤트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