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3D로 제작된 <안젤름>을 한국에서는 2D 평면으로 관람하게 되지만, 영화에 내장된 입체감과 공간감은 우리가 아는 2D영화들을 앞지른다. 극장 스크린을 독일 신표현주의의 거장 안젤름 키퍼를 위한 전용 갤러리로 만들려는 빔 벤더스의 야심이 상영 형식의 한계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1945년생 동갑내기인 두 예술가는 나치 시대를 가까스로 피해 태어났으나, 평생 독일인 정체성에 대한 반성적 성찰을 각자의 작품에 투영해왔다. 영화는 키퍼의 예술을 차근차근 설명하기보다는 관객들이 그의 세계를 감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장치들을 영화-미술관 곳곳에 설치해놓는다. 아티스트 전기영화의 일반적인 문법을 기대한다면 불친절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두 거장이 이뤄내는 기묘한 합일에 몰입하다 보면 얻게 되는 미적 경험의 순간이 있다.
[리뷰] 두 거장이 이뤄내는 기묘한 합일, <안젤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