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장르영화란 몽상일지 모른다. SF를 통해 미래적 불안을 점치고 온화한 마법의 힘을 빌려 판타지를 그리거나, 그림자 너머의 공포를 상상하면서 현실을 조금씩 유예시키는 몽상. 그러나 그 몽상이 일상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있다고 하긴 어렵다. 액션을 통해 힘에 대한 욕망을 투영하고 SF에 기술에 대한 두려움을 반영하며 억압된 공포심이 스며든 호러나 해방 욕구에서 출발한 판타지는 우리 모두의 평범한 삶이자 보통의 감정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장르영화의 중추인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부천영화제)가 올해로 30회를 맞이했다. 장마로 어둑해지는 7월, 스산한 비구름은 장르적 개성이 통통 튀는 부천영화제의 친구였다. 그리고 여기 축제의 또 다른 오랜 친구들이 모였다. <조용한 가족> <반칙왕> <장화, 홍련>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악마를 보았다> <거미집> 등 필모그래피 전반이 한국영화사의 역사이고 증명인 김지운 감독. <아라한 장풍대작전> <다찌마와 리-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 <부당거래> <베테랑> <밀수> <휴민트> 등 기분 좋게 달려나가는 이야기 속에 사회풍자적 포인트를 콕 짚어내는 류승완 감독. <검은 사제들> <사바하> <파묘>까지 오컬트 무비의 새로운 장을 연 장재현 감독까지. 세대와 시대를 막론하고 장르적 낭만을 꿈꾸는 세 몽상가를 만났다.
[커버] 우리는 자주 장르영화의 꿈을 꾼다 – 영화감독 김지운, 류승완, 장재현의 진솔한 장르영화 대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