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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귀엽다고 방심하면 잡아먹힌다 - <극장판 치이카와: 인어 섬의 비밀> 입문을 위한 6문 6답

작고 귀여운 녀석들이 바캉스를 떠났다. 치이카와의 세계에서 지나치게 좋은 조건은 대개 위험신호다. 역시 귀여운 여름 모험으로 출발해 누가 괴물이고 누가 피해자인지 쉽게 가를 수 없는 기묘한 윤리극으로 나아간다. 아이들에게 충분히 신나는 모험담이지만 어른의 시선으로 보면 노동과 포식과 우정과 선택의 문제가 자꾸 눈에 밟힌다. 물론 처음 온 사람도 괜찮다. 치이카와는 어떤 존재인지, 왜 이 귀여운 친구들이 자격증을 따고 괴물을 잡아야 하는지, 인어 섬으로 떠나기 전에 알아두면 좋을 사실을 여섯 가지 질문으로 정리했다.

Q1. <먼가 작고 귀여운 녀석>(なんか小さくてかわいいやつ, 이하 <먼작귀>)을하나도 안 봤는데 극장판부터 봐도 되나요.

A. 괜찮다. 치이카와, 하치와레, 우사기가 친구라는 사실만 알고 가도 이야기를 따라가는 데 큰 지장은 없다. 이번 영화는 팬들이 흔히 ‘세이렌 편’ 혹은 ‘섬 편’이라 부르는 장편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한다. 보수가 높은 아르바이트 광고를 보고 섬으로 떠났다가 사건에 휘말린다는 독립적인 모험담에 가깝다. 친절한 주민과 맛있는 음식이 기다리는 섬이라니, 듣기만 해도 즐겁다. 하지만 <먼작귀>를 본 사람이라면 안다. 대가 없는 호의는 없다. 친절한 주민이 있고 음식이 넘쳐나며 보수는 평소의 100배다. 이쯤 되면 영화 좀 본 사람이라면 먼저 도망쳐야 한다. 귀여운 캐릭터의 바캉스와 섬 호러가 한 화면에서 충돌하지 않고 공존하는 것. 그것이 치이카와의 이상한 매력이다.

Q2. 치이카와, 하치와레, 우사기는 무슨 동물인가요? 치이카와는 원래 말을 잘 안 하나요.

A. 하치와레는 고양이를 닮았고 우사기는 이름부터 토끼다. 하지만 치이카와의 정체를 현실의 동물도감에서 찾으려면 금세 곤란해진다. 이름부터 ‘뭔가 작고 귀여운 녀석’이라는 뜻에 가깝다. 겁이 많고 잘 울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용기를 내는 치이카와는 “와앗”, “후웅” 같은 소리와 표정으로 감정을 전한다. 하치와레는 말을 잘하고 친구들의 마음까지 설명해주는 통역사에 가깝다. 문제는 우사기다. “우라”, “야하” 같은 외침으로 거의 모든 의사를 전달한다. 그렇다고 바보라고 단정하면 곤란하다. 위험을 먼저 감지하거나 결정적인 순간에 필요한 행동을 해내기도 한다. 느끼는 치이카와와 말하는 하치와레, 그리고 일단 저지르는 우사기. 이 셋이 모이면 대체로 사건이 시작된다.

Q3. 이렇게 귀여운 애들이 왜 자격증을 따고 괴물을 잡으며 일해야 하나요.

A. 이것이야말로 치이카와 세계의 핵심이다. 먹고살려면 일해야 한다. 풀을 뽑고 위험한 존재를 토벌하며 보수를 받는 삶. 자격증 시험도 치르고 실력이 뛰어난 토벌자는 랭커로 인정받는다. 이번 영화에서 ‘보수 100배’라는 수상한 아르바이트가 치이카와 일행의 마음을 흔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들은 모험을 찾아 떠나는 영웅들이 아니다. 돈 벌러 갔다가 큰일이 난 직장인에 조금 더 가깝다. 솜사탕처럼 생긴 캐릭터들이 사는 세계에 노동과 시험과 보상과 위험이라는 꽤 현실적인 규칙이 깔려 있는 셈이다. 고단샤의 공식 소개엔 “무서운 존재에 떨면서도 노동에 힘쓰는 나날”을 보내는 캐릭터라고 설명하고 있다. 귀여움과 노동의 피로가 같은 세계에 아무렇지 않게 붙어 있다. 어른들이 치이카와를 보다가 문득 자신의 월요일을 발견하는 이유다.

Q4. 치이카와가 사실 호러라는 말은 과장 아닌가요? 왜 자꾸 누군가를 잡아먹나요.

절반은 농담이고 절반은 진심이다. 치이카와 세계에서 귀여움은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다. 갑자기 ‘토벌 대상’이 나타나 목숨을 위협하고 누가 누구를 먹을지 알 수 없는 순간도 찾아온다. 이번 영화는 그 규칙을 더 잔인하게 비튼다. 섬을 위협하는 세이렌이 처음에는 전형적인 괴물처럼 등장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피해자와 가해자의 자리가 흐려진다. 그러니 처음 보는 관객에게 한 가지만 권하고 싶다. 생김새만 보고 착한 편과 나쁜 편을 미리 나누지 말 것. 누구도 완전히 선하거나 악하지 않은 잔혹 설화에 닮은 치이카와에서는 귀여운 얼굴도 선악을 가르는 증거가 되지 못한다. 나가노 작가는 말랑하고 무해한 선으로 설명되지 않는 공포를 아무렇지 않게 쑤셔넣는다. 이번 극장판에는 외딴섬과 실종과 정체불명의 노래, 불로불사의 인어 전설까지 더해졌다.

Q5. 극장판은 원작의 어느 부분인가요? 원작자 나가노도 영화에 참여했나요.

A. 원작에서 상당한 분량을 차지하는 ‘세이렌 편’이 영화의 바탕이다. 단행본으로는 8권에 수록되어 있고, SNS 연재 당시 약 8개월에 걸쳐 이어졌다는 점에서도 특별하다. 짧은 일상 에피소드가 많은 <먼작귀>에서 드물게 긴 호흡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라 장편영화와도 잘 어울린다. 미리 읽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사건의 진상을 모른 채 영화를 먼저 보는 쪽이 더 재미있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나가노 작가가 단순히 원작만 제공한 것이 아니라 극장판 각본까지 맡았다는 점이다. 귀엽다가도 갑자기 무섭고, 잔혹하다가 엉뚱하게 웃기며, 감동하려는 순간 슬쩍 맥을 빼는 리듬은 그저 줄거리만 옮긴다고 살아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를 본 뒤 원작으로 돌아가 짧은 컷과 컷 사이의 침묵을 비교해보는 것도 좋겠다.

Q6. 이거 어린이 영화 맞나요? 어른들이 치이카와에 빠지는 이유는 뭔가요.

A. 어린이가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는 맞다. 그렇다고 어린이만을 위한 세계라고 생각하면 설명되지 않는 것이 너무 많다. 치이카와와 친구들은 일해야 먹고살 수 있고 시험에 떨어지며 위험한 업무에 투입된다. 무서워도 출근해야 하고 힘들어도 다음 일을 구해야 한다. 거창한 성공보다 맛있는 것을 먹거나 친구와 시간을 보내는 작은 행복이 훨씬 중요하다. 이 정도면 어른에게도 지나치게 익숙한 세계다. 그런데 치이카와는 그 팍팍함을 냉소로 견디지 않는다. 잘 울고 서로 챙기고 맛있는 것 앞에서 금세 행복해진다. 어른들이 치이카와에 빠지는 이유는 귀여워서만은 아닐 것이다. 세상이 만만하지 않다는 걸 이미 알고 있는데도 작고 좋은 것 하나 때문에 다시 살아볼 만하다고 믿는 존재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사진제공 CJ E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