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과 한국의 콘텐츠 산업이 공동 개발·제작을 위한 협력에 나선다. 지난 10월12일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중 열린 ‘대만의 밤’ 행사에서 대만콘텐츠진흥원 (TAICCA)과 비에이엔터테인먼트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국 제작사의 강점을 결합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작품을 함께 만드는 것이 목표다. 수 왕 TAICCA 이사장과 장원석 비에이엔터테인먼트 대표에게 협력의 배경과 목표, 향후 계획을 물었다.
수 왕 대만콘텐츠진흥원 이사장, 장원석 비에이엔터테인먼트 대표(왼쪽부터).
- 이번 MOU 체결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 목표는 무엇인가.
수 왕 대만과 한국의 공동 개발·제작을 이끌 장기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체결에 합의한 뒤 두달 만에 TAICCA는 대만 제작사 머니 엔터테인먼트와 1 프로덕션을 비에이엔터테인먼트에 소개했다. 두 제작사를 추천한 것은 이들이 강점을 지닌 장르와 주요 관객층이 비에이엔터테인먼트와 상당 부분 겹치기 때문이다. 양국 제작진이 힘을 합쳐 상업성과 완성도를 갖춘 작품을 만들고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길 기대한다.
장원석 목표는 세 가지다. 한국 영화와 드라마의 대만 현지 촬영을 늘리고, 기획 단계부터 함께 작품을 개발하며, 한국 작품을 대만에서 리메이크할 때 현지 파트너와 공동제작하는 것이다. 최근 한 작품의 결말을 대만 배경으로 구상했다가 현지 파트너가 없어 다른 나라로 옮긴 적이 있다. 이번 MOU는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협력 창구와 신뢰를 마련하는 계기다.
- 한국과 대만의 공동제작이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보나.
수 왕 대만은 자유로운 창작 환경을 바탕으로 지역성이 강한 독창적인 소재와 IP를 만들어왔다. 한국은 상업적 스토리텔링과 산업화된 제작 역량, 글로벌 배급 네트워크가 강점이다. 대만의 참신한 소재와 한국의 제작·기획 역량이 결합하면 지역의 이야기를 국제적인 작품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중요한 건 주요 관객층과 현지 시장을 잘 이해하는 제작사가 작품의 방향을 주도하는 것이다.
장원석 결국 시나리오다. 탄탄한 이야기는 어디서나 통하지만, 그 안에 해당 국가의 문화가 세밀하게 담겨야 한다. <범죄도시>는 한국 형사들을 직장인으로서 세밀하게 그렸고, <오징어 게임>은 보편적인 생존 경쟁에 한국의 놀이 문화를 녹였다. 공동 제작은 양쪽 시장을 모두 만족시키려다 작품의 색을 잃기 쉽다. 주된 관객에 가까운 쪽이 창작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 한국의 범죄·액션 장르와 대만은 자연스럽게 어울리지만, 대만 관객이 선호하는 이야기를 이해하려면 기획 단계부터 함께해야 한다.
-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함께 만들고 싶은가.
장원석 MOU에 특정 작품을 못 박지 않은 것은 두 시장에 함께 설 이야기를 먼저 찾기 위해서다. 우선 실화 기반 범죄 · 액션 장르를 생각하고 있다. 후반부 상당 부분이 해외에서 벌어지는 후속작을 대만에서 촬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2027년 상반기 개봉예정인 <손 없는 날>을 대만 파트너와 함께 리메이크하고 싶다.
수 왕 향후 공동 개발의 방향에 대해서는 이미 높은 수준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비에이엔터테인먼트는 범죄·액션·서스펜스 등의 장르 작품에서 뛰어난 흥행 역량과 글로벌 시장에 대한 높은 감각을 보유하고 있다. 머니 엔터테인먼트와 1 프로덕션 역시 해당 장르 분야에서 대만을 대표하는 우수한 제작사들이다. 따라서 첫 번째 실질적인 협력은 국경을 넘어 큰 시장 파급력을 발휘할수 있는 상업 장르 작품에서 출발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