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돈나의 집은 어디인가? 집을 까다롭게 고르기로 유명한 마돈나가 구입한 지 1년도 채 안 되는 런던 서부 첼시의 4층짜리 저택을 내놓았다. 매입가격이 무려 590만달러. 세금과 중개수수료를 제하고 나면 별 이익이 없다는 걸 감수하고도 집을 내놓은 이유는 길에서 훤히 보이는 이 집의 보안에 대한 걱정 때문. 조지 해리슨의 피습사건 이후 부쩍 불안을 느꼈다는 게 주위 사람들의 전언이다. 마돈나는 크리스마스에도 집을 떠나 뉴욕에 사는 남자친구이자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스>의 감독인 가이 리치와 함께 보냈다고.
마돈나의 집은 어디인가?
-
강우석 감독이 연출하는 <신라의 달밤>은 어떤 풍경일까. 알려지기로는, 박중훈과 이성재가 함께 그리는 그림이라고 한다. <신라의 달밤>은 중학교 동창인 두 남자가 재회하면서 공교롭게도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된다는 것이 이야기의 기본 줄기다. 한 여자를 두고 라이벌 관계가 되는 깡패 보스와 선생님, 그 언저리에 유머러스한 에피소드들을 펼쳐놓을 이번 영화는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 위에 유쾌함을 얹어놓을 코믹극이다. 그동안 시네마서비스의 배급 라인 확장에 주력해왔던 강우석 감독을 <생과부 위자료 청구소송> 이후 2년 만에 현장으로 유혹한 건 정교한 시나리오. 과장된 캐릭터를 통해서 코믹한 현실을 부각시키는 강우석 감독의 특기를 발휘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본 것. 박중훈은 영악한 한 여자 앞에서는 순진무구한 로맨티스트로 돌변하는 깡패 보스를 연기한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 우 형사 역을 열연한 박중훈에게 이번 작품은 <투캅스> &
박중훈·이성재, 신라의 달밤으로
-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는 판타지면서 르포다. 충분한 사전 인터뷰 결과이기도 하지만, 소녀들의 나풀거리는 치마를 쫓아 재잘거림을 노출시킨 일등공신은 카메라였다. 날렵한 신인감독 둘의 보폭에 지치지 않을 정도라면 김윤수(38)촬영감독 역시 또래 신인이 아닐까 하지만 그는 이미 세편의 장편 필모그래피를 갖고 있다. 이번 작품은 이전 작품과 달리 정해진 콘티 없이 현장에서 세팅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 힘들었다. 9시간짜리 버전을 포함해서 편집본이 19개니 엄살은 분명코 아니다. “감정선을 따라 계속 핸드헬드로 찍는다는 게 쉽지 않더군요. 나도 구세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신 그만큼 자유롭게 카메라를 돌려봤으니 좋은 경험 했지요.” 손이 많이 갈수록 애착의 지문은 많이 남는 법. ‘튀지 않으면서도 색감이 죽지 않게끔 애쓴’ 옥상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헐렁하지 않고 갑갑하지도 않은’ 타이트한 장면을 최상으로 꼽는 김윤수 촬영감독의 데뷔작은 97년 <미스터
헐렁하지 않게, 갑갑하지 않게, 촬영감독 김윤수
-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박하사탕>을 선보인 후 제작사 이스트필름의 명계남 대표는 보는 사람마다 “<박하사탕>은 안보면 손해인 영화”라고 말하곤 했다. 또 “서울에서만 100만명이 볼 영화”라고 큰소리 치면서 “100만명이 들지 않으면 은퇴하겠다”고 공언하고 다녔다. 듣는 이에 따라서는 농으로 들릴 수도 있는 말이었지만 실없이 던지는 허풍은 아니었다. 지금도 ‘안보면 손해’라는 <박하사탕>에 대한 그의 신념은 조금도 달라진 게 없다. 하지만 ‘서울 100만’은 이룰 수 없는 꿈이었음이 드러난 셈이다.
<박하사탕>은 거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호평을 받으면서도 안정적인 상영극장을 확보하지 못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이런 상황이 불합리한 배급구조와 지나치게 상업논리에 따르는 극장들의 횡포 탓이라고 판단한 관객들이 <박하사탕> 두번보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네티즌들을 중심이 돼 <박하사탕>을 한번씩 더 보고 주변 사람에게
<박하사탕> 제작자, 이스트필름 대표 명계남
-
-
그 누구의 삶이라도 거대한 진실을 껴앉고 있기 마련이지만, 눈에 띄게 유별난 인생 유별난 인물이 있다. 아직 그의 ‘한삶’을 다 산 건 아니지만 조디 포스터(38)를 두고 이렇게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는 배우이자 감독이며 제작자이고 영화 한편의 출연료로 1500만달러를 거두는 할리우드의 일급 여성스타이다. 여기까지라면 그도 하고많은 재주꾼의 한 사람일 따름이지만, 그는 레즈비언의 우상이자 연인이고 공공연한 페미니스트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로부터 꺼내지는 이야깃거리도 유별나게 풍요롭다. 어느 사이엔가 조디 포스터는 결이 풍부한, ‘하나의 텍스트’가 돼버렸다.
지난해 서울여성영화제에 상영된 <조디 포스터 이야기>는 조디 포스터에게 꽂힌 레즈비언들의 달뜬 시선을 주메뉴로 한 다큐멘터리다. 영화에는 “이십대 후반의 레즈비언들은 조디를 보며 자랐어요. 여성들이 어릴 때 그의 스타 이미지에 자신을 투사했던 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라든가, “부치(레즈비언 연인 사이에서 남성
그(녀), 주류 영화 최초의 여성영웅, 조디 포스터
-
아직도 궁금한 거 있으세요? 저번에 여진이랑, 소리랑 같이 만나고, 또 이창동 감독님 때문에 통화하고 하면서 다 말한 것 같은데. 요즘 인터뷰 기사가 많이 나서 더 물어볼 것도 별로 없다구요? 하긴 오전에도 인터뷰 하고 왔어요. 일간지라 사진 많이 안 찍을 줄 알았는데, 10통 가까이 찍고는 마지막 컷 하나 건졌다고 하더라구요. 카메라에 많이 익숙해진 줄 알았는데, 아직 멀었나봐요. 그래도 많이 발전했어요. 이제 카메라 앞에 서도 땀은 안 흘리거든요. 그러고 보니 저 1년 새 스타덤 코너 세 번째예요. 그런 배우 흔치 않죠? <박하사탕> 때문에 정말 컸나봐요. (웃음) 하긴, 전엔 시나리오 복사한 거 한 두장 받아서 오디션 하고 그랬는데, 이제 완전한 시나리오가 와요.
저번보다 많이 밝아진 것 같다구요? 그때가 부산영화제 직전이었죠, 아마. 그땐 저 스스로도 이상했어요. 질문 하나 잘못 하면 터져버릴 것 같았다구요? 왜 외국 배우들은 너무 역할에 몰입해서 끝나고 나면
누가 했어도 칭찬받았을 거예요, <박하사탕>의 설경구
-
[정훈이 만화] <깁스가족> 페이모스 액터 남기남!
[정훈이 만화] <깁스가족> 페이모스 액터 남기남!
-
전국의 영화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국내외의 무면허 영화평론가들을 모시고 최근 개봉된 영화를 야매로 찢어발기고 회쳐 먹는 ‘씨네마 지옥’ 시간입니다. 최근 저희 프로그램에 출연한 다수의 평론가들이 시사회 출입 금지 블랙 리스트에 올라가고 있는 가운데, 오늘도 용기있는 한분이 출연해주셨습니다. 여러분, 박사탕 박사님이십니다.
씨네: 오늘 박사님께서 분석해주실 작품은 <박하사탕>입니다. 지난 부산영화제에서부터 소문을 불러일으키더니, 최근 개봉되어 삼십대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죠. 그런데 박사님께서는 이 작품을 두고, “첫사랑의 실패가 모든 비극을 가져왔다”고 정리하신다는데.
박사: 아, 첫사랑이 아니라, ‘첫사탕’이죠. 주인공 김영호는 첫사탕 봉지를 잘못 여는 바람에 줄줄이 알사탕으로 인생을 망치게 된 것입니다.
씨네: 사랑이 아니라, 사탕이라구요. 그게 무슨 관계가 있죠.
박사: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수수께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주인공의 첫사랑인
[이명석의 씨네콜라주] ‘박하사탕’학 개론
-
지금은 사라지고 없다. 광화문에 국제극장이라는 우리 영화 역사에 꽤 중요한 영화관이 있었다. 스크린쿼터 사수를 위해 영화인들이 광화문에서 집회를 할 때 자주 사용했던 감리회관 앞 넒은 공간이 바로 국제극장 앞이어서 아직도 영화인과 인연을 맺고 있다. 이 극장은 당시에 동아흥행이라는 영화사가 관리하고 있었는데 소유주가 재일동포였다. 지금 낙원동의 허리우드극장 역시 그의 소유다. 나는 데뷔 시절 이 영화사와 계약을 맺었는데 지난번에 언급했듯이 대마초 사건에 휘말려 4년이나 이행하지 못했고 다시 활동을 재개하면서 작품 선택으로 차일피일 소극적으로 대응하다가 결국 <어둠의 자식들>과 함께 시한부 제작에 걸려들고 말았다. 3개월의 시한부였지만 두 작품 모두 시나리오가 완전하지 못한 상태였다. <어둠의 자식들>의 경우 스토리라인을 따라 굵직하게 장면구분만 해놓고 촬영현장에서 대사와 동작을 만들어 나갈 때가 자주 있었다. 그나마 구로공단 갱사건을 다룬 영화 <그들은 태
이장호 [40] - <어둠의 자식들>과 <그들은 태양을 쏘았다>
-
95년 풀프레임 100% 디지털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가 나왔을 때 사람들은 경악을 했다. 플라스틱 병정들의 절묘한 움직임, 기괴하기 이를데 없는 스커드의 인형들, 그리고 버즈와 우디가 함께 벌이는 호쾌한 추격신까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하지만 <토이 스토리2>는 픽사 스튜디오의 제작팀에 따르면 <토이 스토리>보다 스무배 이상 더 정교해진 테크놀로지를 선보이고 있다. 찢어진 인형 팔 사이로 삐져나온 스폰지의 질감이라니. 그리고 비행기를 쫓아 말타고 활주로를 달리는 그 다이내믹한 스피드의 향연이라니. 오죽하면 <토이 스토리2> 팀의 가장 큰 고민중 하나가 “너무 발전해버린 기술실력을 어떻게 하면 튀지않게 사용할 수 있을까”였겠는가. 영화 시작하자마자 펼쳐지는 현란한 비디오게임 시퀀스는 엄청나게 수준 높아진 테크놀로지를 튀지 않게 자랑하려는 고민에서 나온 것이다. 기술이 발전했다고 해서 버즈가 전편에 비해 너무 매끈하고 정교하게 그려지면
토이는 가도 스토리는 남는다, <토이 스토리2>
-
지금도 좀 멍하다. 슬프다. Y가 안동역에서 걸어나올 때부터 슬펐다. 그런데 그 슬픔은 뭐랄까, 여러 가지 감정이 뒤엉켜 있다. 슬픔으로만 일관되는 게 아니고. 거기는 불쾌감까지. 물론 감독이 의도한 거겠지만. <거짓말>은 분명 관객을 들쑤시는 영화다. 내가 영화감독이라 그런지 반응이 어떨까 궁금해서, 영화 끝난 뒤에도 안 일어나고 걸어나오는 관객들 표정을 봤다. 불쾌하게 하고 불편하게 한 건 성공했다고 본다. 그건 틀림없다. 개봉되기 전부터 이 사회를 얼마나 불편하게 만들었나. 이건 엿먹이는 영화다. 장선우 감독은 정말 용기있는 사람이다. 보통은 관객을 엿먹이려고 하더라도 자기를 지키려고 하게 마련이다. 그런 교활함은 나한테도 있다. 그런데 <거짓말>은 그런 교활함까지 엿먹인다. 자기를 완전히 내던지는 거다. 나쁜 사람이다. 흠을 잡으려고 했는데, 영화 보고 나서 그런 생각이 없어졌다. 전의를 상실했다.
둘 다 똘아이. 장 감독은 그걸 고스란히 드러냈다
교환일기 혹은 이야기2 - 이창동 감독, <거짓말>을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