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동경비구역J.S.A>
이런 영화
판문점에서 일어난 총격사건의 진실을 밝혀내는 과정을 통해 분단에 대한 새로운 ‘화법’을 제시하는 ‘미스터리 휴먼드라마’. 분단을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흔히 맹목적인 반공이나 이산가족의 통곡을 소재로 삼던 관습과는 전혀 다른 시도가 주목된다. 또 전쟁은 ‘구경도 못한’ 젊은 세대들에게 이어진 분단의 상처에 천착하고 있으며 전쟁을 체험한 세대와 젊은이들 사이의 이해과정에도 소홀하지 않다는 점은 돋보이는 대목이다. 이런 의도대로 영화는 부산스럽게 극적 긴장감을 조장하기보다는 밀도있고 모던하며 지적인 분위기다. 이야기의 시작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 있는 일명 ‘돌아오지 않는 다리’ 북단에서 북한쪽 초병이 일곱발의 총격을 받고 참혹하게 살해되는 사건. 북쪽에서는 남쪽의 기습테러 공격으로, 남쪽에서는 북쪽에 납치당한 남쪽 병사가 탈출하는 과정에서 생긴 일이라는 주장으로 맞선다. 남북의 합의로 중립국감독위에서 수사에 나서는데 책임수사관이 한국계
2000년 한국영화 신작 프로젝트 [4] - <공동경비구역 JSA> 外
-
<인터뷰>
이런 영화
단편영화 <호모비디오쿠스>로 이재용 감독과 함께 클레르몽-페랑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았던 변혁 감독이 프랑스 국립영화학교를 졸업하고 돌아와 만드는 장편데뷔작. 사랑에 관한 짧은 인터뷰로 이뤄진 다큐멘터리에서 출발해 차츰 극영화에 가까워진 기획이다. 주인공은 6mm카메라로 <인터뷰>라는 다큐멘터리를 찍고 있는 영화감독 은석. 프로듀서인 병권이 운영하는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던 어느날 영화배우 민중과 그의 친구 영희를 만난다. 병권은 영화배우인 민중에게 관심을 갖지만 은석은 영희의 사랑이야기가 궁금하다. 미용실 보조로 일하고 있다는 영희는 카메라 앞에서 군대 간 남자친구 이야기를 꺼낸다. 헤어지던 날 눈물흘렸던 얘기, 미용실에서 일하면서 힘들었던 얘기, 매일 꾸는 꿈 얘기까지. 하지만 은석의 호기심은 사적인 감정으로 발전하고 영희는 자신이 더이상 인터뷰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느끼게 된다. 다큐멘터리와 극영화를 뒤섞은 형식에 특
2000년 한국영화 신작 프로젝트 [3] - <인터뷰> 外
-
<플란다스의 개>
이런영화
중산층이 모여사는 한 아파트에서 애완견 한 마리가 실종된다. 사실은 교수가 못 돼 안달하는 윤주(이성재)가 개 짖는 소리를 견디다 못해 개를 납치해 아파트 지하실에 가둔 것. 정작 시끄럽게 짖는 개는 따로 있었다는 게 문제. 여하튼 개를 찾느라고 정의파 처녀 현남(배두나)이 나서 난리법석인 동안 또 한 마리의 개가 실종된다. 윤주의 스트레스는 더욱 강해지고 아파트 경비원의 수상한 행동이 드러나며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내가 출몰하면서 사건은 더 미궁으로 빠져드는데, 여기에 세 번째 강아지 실종사건이 벌어진다.
영화아카데미 11기 졸업생이며 단편 <지리멸렬>로 이미 재능을 인정받은 봉준호 감독의 데뷔작. 우스꽝스럽고 기괴하면서도 아자기한 오락영화라는 게 봉 감독의 말이다. 사건이 진행됨에 따라 평범해 보이던 사람들이 잔인성, 비굴함, 나약함을 드러내고 이 때문에 사건은 더욱 가파르게 흘러간다. 진중한 메시지를 내세우는 건 아니지
2000년 한국영화 신작 프로젝트 [2] - <플란다스의 개> 外
-
새 천년의 한국영화는?
‘19992000특집’ 마지막은 ‘한국영화, 2000년의 프로젝트’다.
<씨네21>에서 수집한 2000년 한국영화 제작리스트에 올라있는 프로젝트는 무려 60여편, 비공개로 진행하는 일부 작품과 미처 확인하지 못한 작품까지 더하면 훨씬 더 늘어난다.
물론 이 프로젝트 모두가 영화로 제작돼 관객과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영화제작이라는 것이 워낙 변수가 많은 작업이라 시쳇말로 ‘찍어야 찍는 것’이다.
하지만 실현 가능한 프로젝트가 더 많은 것이고, 그래서 나름의 기준을 정했다. 1999년 말부터 촬영을 시작했거나, 투자자까지 정해져 2000년 상반기중에 크랭크인 하는 작품을 먼저 골랐다.
그리고 2월 첫주(설 시즌) 이전에 개봉하는 작품(<반칙왕> <춘향뎐>)과 이미 <씨네21>에서 별도로 소개한 작품(<아나키스트> <비천무>)등은 제외했다.
또 상반기중에 촬영에 착수할 가능성
2000년 한국영화 신작 프로젝트 [1]
-
-
[정훈이 만화] <거짓말> 화끈한 비디오 팔아요
[정훈이 만화] <거짓말> 화끈한 비디오 팔아요
-
<디즈니>
미키 마우스
28.11.18생. 처음엔 얼굴, 귀, 몸통이 모두 둥글었지만, 자라면서 길쭉해져 서양배 모양의 몸매를 갖춤. 18살이 되던 46년까지 아버지 ‘월트 디즈니’의 목소리를 빌려 썼다. 착하고 귀여우며 낙천적이다.
미니 마우스
28.11.18생. 미키의 여자친구. 리본과 모자, 물방울 무늬 치마를 좋아한다. 디즈니랜드가 86년을 ‘미니의 날’로 정하면서, 더 유명해짐. 조카로 밀리와 미니가 있다. 미키 몰래 혼자 출연한 적이 한번도 없다.
도널드 덕
34.6.19생. 디즈니 가족이 내놓은 돌연변이다. 성격이 불같고, 매우 급하다. 진짜 오리처럼 답답하고 굵은 허스키 보이스가 매력. 모두 128편에 출연한, 디즈니 최고의 인기 스타. 여자친구로 데이지가 있다.
구피
32년생. 플루토와 같은 종(개)이지만, 직립보행에 말도 할 줄 안다. 착하지만 조금 어눌하고 멍청하다. 쉰 목소리로 소란스럽게 웃는 버릇이 있다. 50년대엔
애니메이션 캐릭터, 디즈니 vs 워너 [3] - 캐릭터 비교
-
우디와 배트맨만큼의 거리
디즈니의 파트너 픽사스튜디오는 내리 세편의 디지털 애니메이션을 성공시키며, 디지털 애니메이션계의 선두에 섰다. <토이 스토리> <벅스 라이프> <토이 스토리2>는 픽사가 셀 한장 쓰지 않고 컴퓨터그래픽만으로 창조해낸 작품들. 금속성 질감에 화려한 색상, 부드러운 몸놀림 정도를 제하면, 이 디지털 캐릭터들은 서로 닮지도 않았고 예쁘지도 않다. 평범한 외모에 의존적인 성격을 지닌 주인공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디즈니 캐릭터와는 거리가 있다. 장난감 세계든 곤충 세계든, 정의롭지만 유약하고 순진한 주인공이, 의리와 재기로 똘똘 뭉친 친구들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벗어나곤 하는 것이다. 차기작 <몬스터>도 비슷한 진용이 짜일 것으로 보인다.
DC 코믹스는 타임워너로 합병되면서, 워너의 식구가 됐다. DC 코믹스를 통해 세상에 첫선을 보인 만화 <슈퍼맨>과 <배트맨>은 실사로 먼저 제작됐고
애니메이션 캐릭터, 디즈니 vs 워너 [2]
-
디즈니와 워너가 한 무대에? 88년 <누가 로저래빗...>
무대 위에 피아노 두대. 도널드 덕과 데피 덕, 두 마리의 오리가 등을 지고 앉아 제각각 연주를 하고 있다. 산만하고 성질 급하기론 두 연주자가 똑같아 보이는데, 느닷없이 수다쟁이 데피 덕이 도널드 덕에게 눈을 흘긴다. “너처럼 말도 제대로 못하는 오리는 처음 봤다.” 자존심 상한 도널드 덕은 온몸을 날려 데피 덕을 피아노 속에 가둬버린다. 그리고 질세라, 한마디 쏘아붙인다. “꽥꽥.”
딱히 이유는 모르겠지만, 뭔가 낯설고 이상하다 싶다면, 맞게 본 것이다. 이건 이만저만한 구경거리가 아니다. 각각 월트 디즈니와 워너브러더스의 대표 선수인 이들이 한 화면에 섞였다는 건 역사적인 사건이다. 88년에 실사 합성 애니메이션 <누가 로저래빗을 모함했나>가 이 놀라운 이벤트를 연출했다. 도널드 덕과 데피 덕이 서로 몸싸움을 벌이는가 하면, 미키 마우스와 벅스 바니는 의외로(?) 사이좋게 낙하산을 탄다.
애니메이션 캐릭터, 디즈니 vs 워너 [1]
-
테이프 보유량, 좋은 영화 구비 최우선
비디오를 즐겨보는 이들의 가장 큰 불만은 왜 영화 잡지에 소개된 좋은 비디오는 우리 동네 가게에서 찾아볼 수 없냐는 것과 TV 방영까지 된 고전을 왜 비디오로 볼 수 없냐는 것이다. 비디오 제작, 유통 전반을 짚지 않고는 답하기 어려운 문제지만, 좋은 비디오를 많이 구비한 대여점을 선정해 알려주는 것으로 급한 갈증은 해소시켜 줄 수 있을거라는 기대를 갖고 심사에 참여했다.
서울지역 30개 숍 선정 경쟁률은 1/3 정도였다. 대여업계의 불황 운운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어서 많은 숍이 응모하리라 기대했는데 의외로 적었다. 영화 잡지 사보는 대여점이 드물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한 셈이다. 고객 응모는 단 한 가게뿐이어서 어떤 대여점을 이용하며 불평해왔는지 짐작이 갔다.
심사의 우선 순위는 테이프 보유량과 좋은 영화 구비 비율이었다. 1만장 이상 소장해야 좋은 비디오 구비 상위권에 들 수 있었다. 다음으로 진열 방식, 인테리어, 청결, 교통 접근
2000 우수 비디오숍 콘테스트 [2]
-
“비디오숍은 사양 산업이다.” 비디오숍을 운영하는 많은 사람들의 푸념이다. 실제로 이번 우수 비디오숍 콘테스트에 참가한 대다수 비디오숍 점주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비디오숍의 최고 활황기로 꼽히는 94년 즈음 우리나라의 비디오숍은 3만7천개, 행정관청에 등록하지 않은 업소까지 포함하면 줄잡아 4만5천개로 추산됐다. 하지만 비디오업계에서는 지난해 영업중인 비디오숍을 1만5천개 정도라고 추정한다. 게다가 상당수 비디오숍이 점포를 내놓았다는 소문이 파다한 것을 보면 사양산업이라는 푸념이 실감난다.
한편 점주들의 위기의식과는 달리 비디오업계에서는 우리나라 시장 크기라면 1만개 정도가 적정하다고 보고 있다. 심지어 3천개 정도로 줄어야 한다는 이들도 있다. 사양산업이라고 단정하기보다는 그간의 거품이 걷히면서 산업적인 꼴을 갖춰가고 있다는 얘기다. 꽤 오랫동안 2000원대를 유지하던 대여료가 1000원대로 떨어진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상당수 숍들이 ‘반찬 값이나 버는’
2000 우수 비디오숍 콘테스트 [1]
-
여기 한편의 드라마가 있다. 그런데 시청자가 결말을 미리 알고 있고, 중간에 일어날 사건도, 그리고 이야기의 반전이나 사건을 뒤집을 뜻밖의 인물도 다 알고 있다면. 과연 이 드라마가 시청자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무슨 되지도 않는 소리냐’ 싶겠지만 실제로 그런 드라마가 현재 방송되고 있고 또한 시청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뻔한 결말, 단골 소재, 왜 시청자를 잡아 끄나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밤에 방송되는 KBS1TV 대하사극 <왕과 비>. 조선 문종 때부터 연산군 때까지를 다룬 이 드라마는 앞에서 말한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결말? 드라마의 복선? 반전? 온전히 고등학교까지 공부를 마친 사람이라면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들이다. 설마 연산군이 나중에 어머니의 모성 결핍을 딛고 착한 성군이 되어 할머니 인수대비를 극진히 모셨다고 아는 사람이 있을까?
아니 굳이 역사강의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그 시대 이야기는 정말 신물나게 드라마로 여러 번 만들어졌다. 예
해석없는 뻔할 뻔자, KBS1TV 대하역사극 <왕과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