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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믿음에 대한 어떤 질문, <넌센스> 배우 오아연·박용우

오아연, 박용우(왼쪽부터).

손해사정사와 웃음치료사 사이에는 아무런 공통분모가 없어 보이지만, 두 직종이 터를 잡은 토양에는 유사한 구석이 있다. 그들은 불행한 사람이 늘어날수록 바빠진다. 누군가의 고통을 파악하고, 해결해주는 직업인으로서 할 일이 많아진다는 뜻이다. 모두가 평화를 기원하나 평화가 밥을 먹여주지는 않는 법. 살다 보면 눈앞에서 벌어진 충돌의 잔해를 주워 배를 채워야 한다.

그럼 내 안의 균열은 어떻게 손봐야 하나. 영화 <넌센스>의 주인공 유나(오아연)는 알지 못한다. 자기 가족의 문제는 회피하고 싶지만, 일터에서 마주하는 보험사기에는 가차 없이 군다. 어설픈 치들이 무엇을 속여 무엇을 얻어내려는지 꿰뚫어본다. 망자와 친족관계도 아니면서 사망보험금 수익자로 지정된 순규(박용우)를 만나서도 그럴 줄 알았다. 서류만 훑어도 퍼즐이 맞춰졌으니까. 하지만 그가 자신의 공허를 가리켰을 때, 유나는 균형을 잃는다. 그동안 삶의 동력으로 삼아온 분노가 허상일까봐.

손해사정사와 웃음치료사의 불편한 동행을 연기한 배우 오아연박용우는 “믿음이란 선택의 영역”이라 말한다. 믿음의 여부, 대상, 기간 모두 각자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하지만 그 고민에 불을 붙이는 타인의 존재감이 자신의 예상보다 크게 엄습해온다면 어떨까. <넌센스>에서 처음 주연 자리에 앉은 오아연, <헤어질 결심> <노량: 죽음의 바다> 이후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박용우와 함께 그 기묘한 순간의 진동을 회고했다.

*이어지는 글에서 배우 오아연박용우와의 인터뷰가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