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케 쇼 감독의 신작 <여행과 나날>이 12월10일 개봉한다. 아시아 프리미어로 작품을 선보인 2025 부산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에 이어 겨울의 서울을 찾은 미야케 쇼 감독을 또다시 만났다. 쓰게 요시하루의 펜 만화 <해변의 서경>(1967)과 <눈집의 벤씨>(1968)를 영화로 옮긴 미야케 쇼 감독은 두 원작 만화를 독특한 구조로 이식했다. 한 편은 주인공이 각본을 쓴 극 중 극으로, 다른 한 편은 주인공 자신의 여행으로 이어진다. 배우 심은경이 연기한‘이’는 일본에서 활동하는 시나리오작가로, 영화 앞에서 언어가 지닌 미약함을 고뇌하는 와중에 은사의 급작스러운 죽음을 마주하고 홀로 여행을 떠난다. 스승이 남긴 필름 카메라 한대, 짧게 깎은 연필과 노트 한권이 가벼운 행장 속에서 그가 누구인지를 알려준다. 눈 속에 파묻힌 옛집의 무뚝뚝한 주인 벤조(쓰쓰미 신이치)와 한밤중의 꿈결 같은 모험을 함께하는 사이에 이의 얼굴엔 어느새 희미한 생기가 감돈다. 빌딩숲에서 시작한 영화가 설원을 누비기까지 <여행과 나날>을 보는 관객의 마음도 마찬가지다. 날씨와 시간을 담아내는 몽타주의 경이를 중심으로 <여행과 나날>을 돌아보고 미야케 쇼 감독과 나눈 긴 대화를 전한다.
[기획] 고요와 경이를 통과하는 장면들의 여정, <여행과 나날> 리뷰와 미야케 쇼 감독 인터뷰
사진제공 엣나인필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