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액션팀 87노스 프로덕션을 설득한 비결은?
어떤 액션팀이 참여하느냐에 따라 액션의 결은 달라진다. <프로텍터>에는 <존 윅>시리즈 등 과감한 액션 블록버스터를 제작하고, 세계적인 스턴트 디자이너를 보유한 ‘87노스 프로덕션’이 합류했다. 문봉섭 작가가 말하는 ‘최고의 액션팀’을 끌어들인 방법은 의외로 단순했다. “시나리오를 보냈다. 함께하겠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정말 놀랐다. 그들 입장에서는 이렇게 작은 규모의 영화에 참여한다는 게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기존 액션 시나리오와 달라서 좋았고, 이런 작품이라면 우리 커리어에 넣어도 되겠다’고 하더라.” 87노스 프로덕션이 빠르게 보내온 프리 비주얼 영상 속 액션은 기대대로 압도적이었다. 다만 문제는 강도와 속도였다. <존 윅> 못지않게 액션이 거칠고 빨랐다. 그건 <프로텍터>가 지향하는 결, 즉 인물의 심리에 집중하는 톤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그래서 강도를 조금 낮추고 속도를 조절하면서 우리만의 액션 리듬을 만들어갔다.” 87노스 프로덕션과 손을 잡았으나 배급사 없이 영화를 준비하던 시절, 그때 받았던 시선을 문봉섭 작가는 잊을 수 없다. “할리우드에서 처음 액션영화를 만든다는 우리에게 ‘그래서 어느 액션팀이랑 하느냐’고 묻더라. 87노스 프로덕션이라고 답하는 순간 상대의 눈빛이 흔들렸다. 묘한 쾌감이 있었다. 무엇보다 시나리오 하나로 그들을 설득했다는 사실이 가장 뿌듯했다.”
프로듀서 밀라 요보비치의 활약
주연배우뿐 아니라 프로듀서로도 이름을 올린 <프로텍터>는 밀라 요보비치에게 각별할 수밖에 없다. 그는 <프로텍터>를 “처음부터 끝까지 제작에 참여한 내 첫 번째 영화”라고 소개한다. 책임감이 큰 그는 번 노블스 주니어 촬영감독을 직접 섭외했다. 자신의 남편이자 영화감독인 폴 W. S. 앤더슨과 함께 작업한 경험이 있는 번 노블스 주니어라면 믿고 맡길 수 있다고 판단했다. “마침 번이 우리 집에서 15분 거리에 살고 있었다. ‘새 영화가 있는데 카메라가 필요하다’고 하며 제안했더니, 카메라 수집가이기도 한 번이 차고에 모아둔 카메라 15대를 이삿짐 트럭에 싣고 우리 집을 찾아왔다.” 에이드리언 그런버그 감독에게 번 노블스 주니어를 추천하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번이 에이드리언의 <람보4: 라스트 블러드>를 촬영했기 때문이다. 잘 찍고, 예산과 일정을 철저히 지키는 사람이라는 말이면 충분했다.”
거꾸로 매달린 그 신의 비밀은
인신매매 조직 ‘더 신디케이트’ 일원에게 붙잡힌 니키는 천장에 거꾸로 매달린다. 이 장면을 촬영할 때 밀라 요보비치는 4분30초 동안 실제로 매달려 있었고, 피가 쏠린 얼굴이 보라색과 파란색으로 변한 건 분장이 아니었다. “스태프들이 나를 다시 천장에 매달 때마다 30분이 걸렸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이라 제대로 해내고 싶었는데, 새벽 2시였고 촬영은 몇 시간 안에 끝내야 했다. 그래서 어느 순간 말했다. ‘내려놓지 말고 찍어! 그냥 계속 찍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