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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스타워즈>는 귀여운 그로구가 먹여살린다 - 판타지 IP의 복귀 소식과 산업 현황

<스타워즈>는 귀여운 그로구가 먹여살린다

<만달로리안과 그로구> 한국 포스터.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아기 외계인 그로구가 깜짝 방문했었다. 오는 5월 개봉할 영화 <만달로리안과 그로구>의 홍보를 위한 등장이었다. 2019년부터 디즈니+에서 방영된 시리즈물 <만달로리안>이 극장판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만달로리안>은 기존 <스타워즈>의 제다이 서사에서 약간 벗어나, 만달로어인 딘 자린(페드로 파스칼)과 요다 종족의 아이 그로구의 여행기를 그렸다. 스트리밍 시대에 접어들며 한동안 침체했던 <스타워즈>IP를 부활시킨 주역이다.

<만달로리안과 그로구>는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이후 7년 만에 개봉하는 <스타워즈>관련 극장 영화다. <만달로리안>의 존 패브로 감독, 루드비그 예란손 음악감독, 배우 페드로 파스칼에 더해 배우 시고니 위버가 합세한다. 마틴 스코세이지가 잠깐 목소리 출연을 한다고 하니, 이 영화는 테마파크가 아닌 시네마임을 입증하려나 보다. 전해지는 바에 의하면 루카스필름은 <만달로리안과 그로구>의 흥행 여부에 따라 딘 자린 중심의 3부작 영화를 만들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스타워즈> IP는 <만달로리안과 그로구>, 라이언 고슬링 주연의 2027년 5월 개봉예정작 <스타워즈: 스타파이터>로 극장 영화에 다시금 집중한다. 영화를 중심 IP로 되살리되, <아소카> <안도르> 등의 시리즈물, 4월에 공개되는 <스타워즈: 몰 - 그림자 군주> 등의 애니메이션으로 세계관 확장도 병행하려 한다.

골룸이 이제 영화도 찍네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

영화 <호빗> 시리즈로 잠시 팬들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던 21세기 판타지영화의 왕, <반지의 제왕>이 정공법으로 복귀한다. <반지의 제왕: 골룸 사냥>이 오는 5월부터 촬영을 시작하여 2027년 연말에 개봉한다. <반지의 제왕> 트릴로지에서 골룸 역을 맡아 할리우드 모션 캡처의 새 지평을 열었던 앤디 서키스가 출연 겸 연출까지 도맡는다. <베놈 2: 렛 데어 비 카니지>로 연출가로서 혹평받았던 그이기에 팬들의 우려가 따르고 있다. 다만 <반지의 제왕> 트릴로지의 피터 잭슨, 필리파 보엔스, 프랜 월시가 제작 크레딧에 이름을 올리며 신뢰감을 되찾고 있다. 믿음직한 대목이 더 있다. 간달프 역의 이언 매켈런, 프로도 역의 일라이저 우드가 복귀하며 케이트 윈슬럿과 애니아 테일러조이가 새로이 합류한다는 소식이다. 다만 아라곤 역의 비고 모텐슨은 (대외적으로는) 본인의 노화를 이유로 배역을 거절했고, 이 자리는 영국의 젊은 배우 레오 우달이 대체한다.

<반지의 제왕: 골룸 사냥>은 <반지의 제왕: 반지원정대>의 직전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호빗>보단 이후다. 간달프에게 골룸 수색 임무를 맡은 아라곤 일행의 일대기이며, J. R. R. 톨킨이 원작에 남겨둔 각주를 재구성했다. 이에 원작 팬들은 피터 잭슨 사단의 <반지의 제왕>이 원작의 세계관을 지나치게 좁히고 각색한다는 비판을 내놓고도 있다. 하고 많은 원작의 소스 중 일전에 성공한 트릴로지의 명성에만 기대어 게으른 IP 확장을 노리고 있다는 이야기다.

한편으론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다. 거칠게 보면 <반지의 제왕>IP 중 영화화 판권은 워너브러더스에, 시리즈 판권은 프라임 비디오에 있다. 하여 프라임 비디오가 2020년부터 <반지의 제왕: 힘의 반지>오리지널 시리즈물을 방영하고 있지만, 원작의 명성에 비해 결과는 영 좋지 않았다. 너무 방대한 이야기를 다루느라 시청자들의 집중력을 놓치는 바람에 평단과 대중 모두에게 혹평받은 것이다. 즉 <반지의 제왕> IP는 너무 넓은 원작의 세계관을 두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갈림길에 빠져 있다. <반지의 제왕: 골룸 사냥>의 성공 여부가 IP의 생명력을 좌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해리 포터>, 10년은 거뜬히 우려먹을 예정

<해리 포터> 시리즈의 해리 포터 역을 맡은 배우 도미닉 매클로플린의 첫 촬영 현장 사진.

21세기 초반을 관통한 전 세계 어린이들의 마음속 고향, <해리 포터>도 곧 돌아온다. HBO 맥스가 <해리 포터>를 전격 리부트한 시리즈물을 제작하고 있다. 지난해 캐스팅과 촬영을 시작했으며, 2027년 공개될 예정이다. 영화 <해리 포터>의 프리퀄이었던 <신비한 동물사전>연작이 흥행에 실패한 뒤에 기본으로 돌아온 것이다.시리즈의 내용은 기존의 소설, 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대신 이 프로젝트의 중요한 장점은 높은 지속성이다. 대략 10여년의 제작 기간을 통과하며, 7개 시즌으로 꾸려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영화 <해리 포터>처럼 호그와트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커가는 모습을 볼 수 있겠다. 워너브러더스와 원작자 J. K. 롤링이 모든 판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관련 테마파크 운영 등의 부가 수익이 계속해 발생하고 있다. 그러니 아주 새롭진 않더라도, 장기적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관점에서 IP를 활용한 것이다.

확장보단 밀도의 <왕좌의 게임>, 용보단 기사가 인기를 끈다

<세븐킹덤의 기사>

역사상 가장 흥행한 드라마 <왕좌의 게임>도 차근차근 IP의 저변을 넓히고 있다. 본편이 2019년 시즌8의 완성도 문제로 불명예 퇴장한 이후, 2022년 방영한 프리퀄 <하우스 오브 드래곤>시즌1이 <왕좌의 게임> 못지않은 흥행에 성공했다. 시즌2의 반응은 그다지 좋지 않았으나, 본격적으로 ‘용들의 춤’이 시작될 시즌3에 대한 기대감은 적지 않다. 이 와중에 <왕좌의 게임>IP에 다시금 불을 붙인 이야기가 등장했으니, 바로 올해 초 시청자의 호평을 골고루 이끈 프리퀄 <세븐킹덤의 기사>다. 한 에피소드가 30~40분 정도인 6부작 시리즈물이다. 본편과 적절히 연계되는 줄거리와 흥미로운 복선들, 주인공 던컨과 에그의 케미스트리, 가벼울 땐 가벼운 분위기가 <왕좌의 게임>팬들을 매혹했다. <하우스 오브 드래곤>의 어두운 궁정 암투극에 지쳐 있던 이들이 중세 떠돌이 기사의 소박한 영웅담에 빠진 것이다.

<왕좌의 게임> IP를 꽉 쥐고 있는 HBO 맥스는 지나친 세계관 확장은 주저하고 있다. 본편의 수천년 전 이야기를 그리려 했던 <블러드문>(Bloodmoon)과 꽤 어두운 심리물로 계획됐던 존 스노우의 이야기 <스노>(Snow) 제작을 뒤엎었다. 그보단 수요자들의 반응에 따라 유동적으로 움직이는 듯하다. 본편에 긴밀하게 연계된 타르가르옌 가문의 이야기에 집중하며 안정감을 취하는 모양새다. 한편 HBO 맥스는 앞으로 <하우스 오브 드래곤>과 <세븐킹덤의 기사>를 매년 번갈아 방영하면서 팬덤의 충성도를 유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