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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기술이 제작으로, 사람이 대전에 남으려면, 제8회 대전특수영상영화제(DFX) 허태정 대전광역시장

허태정 대전광역시장은 지난 재임 시절인 2019년 대전 비주얼아트테크를 출범시켰다. 그 작은 불씨가 이어져 오늘의 대전특수영상영 화제로 성장했다. 다시 시장으로 돌아와 여덟 번째 행사를 맞는 그는 “반갑기도 하고 책임감도 크다”고 전했다. 연구소의 기술이 제작 현장으로 이어지고 그곳에서 일할 사람이 대전에 남으 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제8회 대전특수영상영 화제를 앞두고, 10회, 20회, 100회까지 이어질 영화제의 토대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민선 9기 시장의 청사진을 소개한다.

- 대전특수영상영화제가 어느덧 8회를 맞았다.

2019년 행사를 시작하며 과학기술과 영상산업을 결합하면 특수영상 제작의 거점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다. 그사이 버추얼 프로덕션과 생성형 AI가 등장하며 제작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영화제도 창작자와 기술인뿐 아니라 기업과 관객이 가능성을 나누는 자리로 성장했다. 당시 목표를 이제 산업으로 구체화할 수있다고 생각한다.

- 미래산업 가운데 특수영상을 특화 분야로 꼽았다. 과학도시 대전과 어떤 점에서 잘 맞나.

화려한 장면 하나에 AI와 CG를 비롯해 가상현실과 모션 캡처 같은 첨단기술이 들어간다. 대전이 오랫동안 쌓아온 분야다. 대덕특구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연구기관과 대학이 모여 있고 스튜디오큐브 등 제작 기반도 갖춰져 있다. 대전이 잘하는 과학기술과 세계가 주목하는 K콘텐츠가 만나는 지점이 특수영상이다.

- 융복합 특수영상 콘텐츠 클러스터는 어느 단계까지 와 있나. 완공되면 제작 방식이 어떻게 달라지나.

지난 3월 유성구 도룡동에서 착공했다. 2028년 10월 준공해 2029년 문을 여는 것이 목표다. 전문 촬영시설 5개와 기업입주공간 80개에 교육 · 전시 · 체험시설이 들어선다. 지금까지는 대전에서 촬영한다는 의미가 컸다면 앞으로는 기획부터 기술 개발과 촬영 · 제작까지 한곳에서 이어질 수 있다. 스튜디오큐브가 큰 촬영장이라면 클러스터는그 주변에서 기술을 만들고 기업이 일하며 사람을 키우는 공간이다.

- 특수영상 기업은 수도권에 몰려 있고 히트작에 참여하고도 적자를 내곤 한다. 대전으로 터를 옮기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대전에 가면 새로운 기회가 생기겠다”라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일할 기회가 있어야 오래 머물 수 있다. 이전 업체의 초기 부담을 덜 입주 공간과 제작 공간을 마련하고 장비 활용과 정착에 필요한 지원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전에 온 기업이 성장해서 또 다른 기업과 인재를 불러오는 흐름을 만들고자 한다.

- 청년이 배운 기술을 대전에서 일자리로 연결할 방안은.

인재 양성은 현장 경험과 취업을 거쳐 정착까지 이어져야 한다. 지역 대학과 특수영상 기업을 연결하는 일이 우선이다. AI나 VFX를 강의실에서 배우는 것과 작품을 만드는 것은 차이가 있다. 프로젝트 참여와 현장실습, 인턴십 참여 기회가 많아져야 한다. 지역에서 경력을 쌓을 수 있다면 청년에게 수도권으로 떠나지 않아도 되는 선택지가 생긴다. 영화제의 어린이 · 청소년 프로그램도 “저 장면은 어떻게 만들었을까”라는 호기심에서 미래의 창작자를 키우는 출발점이될 수 있다.

- 올해 처음 선보이는 ‘DFX 피치’와 생성형 AI 영상 콘텐츠 공모전도 그런 기회를 여는 프로그램으로 보인다.

DFX 피치는 좋은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창작자가 특수영상 기업이나 제작 · 투자 관계자를 만나 실제 작품으로 이어갈 기회를 열어주는 것이다. AI 공모전도 새로운 기술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활용하는 창작자를 발견하는 자리다. 영화제는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은 다음 작품을 발견하는 곳이 될 수 있다. 여기서 만난 사람들 사이에 또다른 작품이 시작되기를 바란다.

- AI가 제작 방식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대전시는 이 변화를 어떻게 준비하려 하나.

관건은 AI와 특수영상을 결합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일이다. 대전에는 기술을 연구하는 곳과 실제 영상으로 만들어볼 현장이 함께 있다. 연구소의 기술이 창작자와 기업을 만나 작품에 쓰이도록 연결해야 한다. 다만 AI 시대일수록 사람의 창의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AI는 창작자가 더 자유롭게 상상하고 표현하도록 돕는 도구여야 한다. 영화제의 AI 단편 상영과 공모전도 기술을 활용해 더 좋은 작품을 만들 방법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다.

- 민선 9기는 빵축제를 도시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특수영상영화제는그 안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되나.

대전이 가진 자산을 시민과 외지인에게 충분히 보여주지 못한 부분이 있다. 대전만이 가진 것과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축제로 키우려 한다. 빵축제가 맛과 생활문화를 보여준다면 특수영상영화제는 과학기술과 미래 콘텐츠를 보여줄 수 있다. 외지인이 찾아와 머물며 음식과 문화를 경험하고 지역 상권도 활기를 얻는 흐름으로 이어져야 한다. 특수영상영화제의 분명한 색깔을 살려 시민에게 사랑받고 국내외 창작자와 기업도 찾아오는 축제로 키우겠다.

- 시장으로서 그리는 대전특수영상영화제의 궁극적인 모습은 무엇인가.

관객뿐 아니라 제작자와 특수영상 기업은 물론 AI 창작자와 연구자 그리고 투자자도 찾아왔으면 한다. 기술을 보고 사람을 만나 작품과 사업이 시작된다면 ‘대전이기 때문에 가능한 영화제’가 될 것이다. 먼저 국내창작자와 기업이 “특수영상을 한다면 대전 영화제에는 한번 가봐야 한다”고 생각할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우선이다. 그 신뢰를 쌓아 장기적으로 아시아의 창작자와 기업이 새로운 기회를 찾아오는 영화제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 아직 특수영상이라는 말이 낯선 시민들에게 초대의 말을 전한다면.

영화 한편에 얼마나 많은 과학기술과 사람의 아이디어가 들어가는지 느껴보셨으면 한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이 직접 기술을 보고 체험하며 “나도 만들어보고 싶다”는 꿈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 아이들이 대전에서 공부하고 일하며 세계가 즐기는 콘텐츠를 만든다면 의미 있을 것이다.

내 인생의 영화 <빠삐용>과 <귀향>

<귀향>

“오래 마음에 남은 영화를 꼽는다면 멀게는 <빠삐용>(1973)과 가깝게는 <귀향>(2015)이 있다. 고등학생 때 장래희망 중 하나가 영화감독이었다. 어릴 때부터 영화를 좋아했는데 대학에 막 들어가 세상의 변화를 갈망하던 시기에 본 <빠삐용>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최근에 조정래 감독의 <귀향>을 다시 봤다. 대전에서 뜻을 모은 150여명이 영화관을 대관해 함께 관람했다. 다시 보니 우리 시대를 관통하는 아픔이 아직 제대로 치유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사자들은 인생의 끝자락에 있는데 역사는 빠르게 흘러간다. 우리 사회가 더 관심을 갖고 국제사회에도 이문제를 호소할 필요가 있겠다고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