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디세이>의 CGV용산아이파크몰 아이맥스관(이하 용아맥) 티켓 대란과 맞물려, 관객의 선택권을 고려해 아이맥스관 등 특별상영관의 스크린쿼터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관객이 <오디세이>를 1.43:1 화면비로 보기 어려운 것이 과연 ‘스크린쿼터’ 때문일까? <오디세이>는 전편을 15-perf 65mm 아이맥스 필름으로 촬영한 작품으로 1.43:1의 화면비를 온전히 구현할 수 있다. 국내에서 이 화면비를 보여줄 수 있는 곳은 용아맥뿐이며, 나머지 아이맥스관에서는 1.90:1로 상영된다. 언론에 보도된 CGV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1.43:1 상영관이 희소한 이유는 이 화면비로 상영할 수 있는 영화가 적고, 평소 일반 작품을 상영할 때는 위아래 여백이 생기기 때문이며, “지금과 같은 (아이맥스 영화가 여러 편 개봉하는) 특수한 상황은 몇년에 한번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연합뉴스, “[팩트체크]국내엔 ‘진짜’ 아이맥스관 없다?… <오디세이> 열풍이 불러온 논란”). 즉 현재의 예매난은 1.43:1 상영 인프라가 국내 한곳에 불과한 상황에서 이례적 수요가 집중되며 발생한 일시적 병목에 가깝다.
현행 스크린쿼터는 개별 스크린마다 연간 상영일수의 5분의 1, 통상 73일 이상 한국 영화를 상영하도록 정하고 있다. 올해 8월10일,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와 <오디세이> 두편의 할리우드영화는 전국 상영 회차의 75.4%를 차지했다. 이는 전국 상영 회차 네번 중 세번 이상이 단 두 작품에 배정된 셈이며,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한편의 점유율은 개봉 초 한때 62%에 달했다. 막강한 자본과 배급력을 지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글로벌 시장을 지배해온 구조 속에서, 한국영화에 1년중 73일의 상영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 정말 과도한 보호인가? 일각에서는 스크린쿼터를 해묵은 규제라 비판하지만, 제도가 대응해온 할리우드영화의 시장 영향력은 여전히 강력하다.
전체 극장 시장이 위축된 2025년에도 아이맥스 매출은 전년 371억원에서 408억원으로 늘었고, 특수상영 전체 매출 비중도 6.4% 에서 10.6%로 증가했다. 아이맥스는 단지 큰화면이 아니라 관객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선택하는 극장의 핵심 수익모델이자 차별화된 상영 공간이다. 최근 <휴민트> <군체> <호프> 등 한국영화는 상당한 비용을 들여 아이맥스 개봉에 도전해왔다. 틀 만한 한국영화가 부족하니 규제를 풀자는 논리는, 정작 한국영화의 아이맥스 시장 진입 유인을 떨어뜨려 역설적으로 아이맥스로 상영할 한국영화를 더욱 부족하게 만들 수 있다. 앞으로 아이맥스라는 상영 공간의 중요성이 점점 커진다면, 한국영화가 그 공간에서 관객을 만날 기회도 보호할 이유가 충분하다.
한편 독립예술영화전용관을 둘러싼 논의는 다른 층위에서 다루어야 한다. 독립영화 개봉이 특정 시기에 몰려 전용관들이 프로그램 구성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이는 영화진흥위원회 지원사업의 선정 · 집행 시기와 행정제도의 경직성에서 원인을 찾아 개선해야 한다. 지금은 용아맥의 일시적 병목현상과 독립영화의 배급 집중 문제를 이유로 스크린쿼터의 예외적 적용을 모색하기보다, 오히려 변화하는 극장과 미디어 환경 안에서 특수상영 영화부터 저예산 독립영화에 이르기까지 한국영화의 적극적인 생존 전략을 고민해야 할 때이다.
지난 9월7일 프랑스 생폴드방스에서 열린 뤼미에르 정상회의에서 ‘영화와 영상의 미래에 관한 뤼미에르 선언’이 채택되었다. 선언은 영화와 영상은 공공재이자, 개인의 해방과 집단적 변화, 공유된 문화를 가능하게 하는 수단이라고 밝힌다. 스크린쿼터는 관객의 선택을 제한하는 제도가 아니라, 강력한 할리우드 영화의 영향력과 시장의 압력 속에서 한국영화가 그 고유한 문화를 영화에 담아내고 전승할 기회를 지키는 작은 방파제이다. 앞으로 만들 어질 한국영화가 변화하는 영화 · 영상 산업에서도 관객과 만날 가능성을 지켜내는 것, 그것이 오늘날 73일의 ‘스크린’이 우리에게 여전히 필요한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