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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그녀의 초능력은 세상을 사랑하는 마음, 네이티리 역 배우 조이 살다나

사진제공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네이티리(조이 살다나)는 많은 것을 잃었다. 판도라를 급습한 인간에게 부족의 생명이자 중심인 고향 나무를 잃었고, 존경하던 아버지는 운명을 달리했으며 이제 아들까지 잃었다. 고밀도로 응축된 슬픔과 좌절이 관통하는 시기, 조이 살다나는 네이티리의 고통을 아는 유일한 사람이 되어야만 했다. “너무 힘들었다. 네이티리의 절망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았다. 그의 경험 속에서, 그의 피부 아래서 살아가는 게 불편했을 정도다. 하지만 필요한 슬픔이었다. 그가 이 공백을 받아들여야만 한다는 것을 알기에 나 또한 순응했다. 그의 현실이 나의 현실이 되도록 내버려뒀다. <아바타: 물의 길>과 <아바타: 불과 재>를 촬영할 즈음에 나는 새내기 엄마였다. 그래서 네이티리가 처한 상황과 완전히 정반대에 있었고 그래서 많은 죄책감이 몰려들기도 했다. 이 상황을 겪어야만 하는 현실 세계의 부모들에게 깊은 연민과 동질감을 느꼈다.”

네이티리는 이번 시리즈에서 다양한 갈등의 중심에 선다. 먼저 남편 제이크(샘 워딩턴)와의 문제 해결에 대한 갈등이 극에 치닫지만 “네이티리의 초능력은 세상을 사랑하는 마음”이라는 살다나의 분석에 따라 증오를 넘어서는 포용을 소화한다. 끝끝내 슬픔을 이겨내는 희망, 살다나가 확인한 네이티리의 강인함은 이런 모양이다. 반면 쉽게 해결되기 어려운 근원적인 분란도 있다. 바로 재의 부족의 리더 바랑(우나 채플린)과의 전투다. “네이티리는 바랑과 맞서 싸우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지만 얼마 안 가 바랑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거세게 휘몰아치는 낙담과 비관 속에도 네이티리는 (판도라의 어머니인) 에이와와의 관계와 연결, 믿음을 끊은 적이 없다. 이에 반해 재의 부족은 에이와와의 연결이 완전히 끊긴 상태다. 그래서 더더욱 위험하다. 아무것도 잃을 게 없기 때문이다. 세상의 근원과 연결되지 않은 사회는 어떤 방식으로 분노를 키울까. 바랑과 네이티리의 싸움에서 그 지점을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무게감이 느껴지는 감정 연기와 치열한 액션 연기의 균형을 모션 캡처로 맞춰야만 했던 배우는 이 과정을 어떻게 지켜볼까. “모션 캡처 기술의 진정성과 가능성을 영화계 전반이 이해하고 인정해주면 좋겠다. 이제는 더 많은 영화 제작자들이 기술을 활용하고 도전하는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만 <아바타> 초창기만 해도 이를 ‘진짜 연기’로 받아들이지 않는 면이 있었다. 하지만 기술이 더해지면서 영화를 상상하는 데 한계가 사라지는 자유를 얻는다. 이 과정을 수행하는 배우로서 물론 너무 어렵다. 모든 장면은 그냥 주어지지 않는다. 지름길도 없다. 하지만 영화를 제작하는 데 모든 이의 사랑과 열정, 노력과 희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것을 모션 캡처 기술이 보여주고 있다. 산업이 더 확장하고 발전하면서 다양한 영화를 꿈꿀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