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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2026년 설 연휴 추천 영화 - <코트 스틸링>

감독 대런 애러노프스키 | 출연 오스틴 버틀러, 조이 크래비츠, 맷 스미스, 리브 슈라이버

관람 가능 - 웨이브, 쿠팡플레이, 왓챠, Apple TV+, U+모바일tv

1990년대 뉴욕, 작고 낡은 동네 바에서의 업무가 마무리되면 여자 친구 이본(조이 크래비츠)과 함께 술 한잔 기울이는 것이 행크 톰슨(오스틴 버틀러)의 낙이다. 멀리 떨어져 사는 어머니와는 좋아하는 야구팀의 소식을 나누는 것으로 안부를 대신하곤 한다. 옆집에 사는 이웃 러스(맷 스미스)가 집을 떠나 있는 사이, 그의 고양이를 돌봐주면서 행크는 뜻밖의 범죄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알고 보니 러스는 마약 중개상이었고, 도망간 러스 대신 행크가 갱단의 추격을 받게 된 것이다. 갱단의 횡포가 심해지자 행크는 조용히 반격을 준비한다.

‘코트 스틸링’(caught stealing)은 주자가 다음 베이스로 가려다 저지당하는 상황을 일컫는 야구 용어다. 고교 시절 행크는 프로 데뷔가 유력한 야구계 유망주였으나 자동차 사고로 다리를 다치고, 동행하던 동료까지 잃은 뒤 야구로부터 완전히 멀어진다. 영화의 제목은 프로 생활을 꿈꾸던 과거에 사로잡힌 채 다음 챕터로 도약하지 못하는 행크의 삶을 비유한다. <코트 스틸링>은 원작 소설을 충실히 옮기는 한편, 주인공을 비극으로 몰아넣는 대런 애러노프스키 감독의 특성을 공유한다. 폭력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쫓기는 인물의 서사를 다룬 범죄스릴러라는 점에선 <굿타임> <언컷 젬스> 등 사프디 형제가 즐겨 찾는 90년대 뉴욕의 풍경을 연상시킨다.

매일 밤 차 사고의 불행을 떠올리던 행크가 변화하는 건 역설적으로 삶 전체를 잃어버린 후다. 되풀이는 사고의 악몽에 복수의 이미지를 덧댄 후로 행크는 마침내 패배주의에서 벗어나 자신의 트라우마를 정면 돌파한다. 행크가 주도하는 카 체이싱 신의 변주를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대런 애러노프스키 감독의 문법에 익숙한 관객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새로움을 안길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