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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중심에서 반 발짝 떨어진 사람들 - <군체> 배우 구교환, 신현빈

구교환, 신현빈(왼쪽부터). 사진제공 쇼박스

복합쇼핑몰에 있던 사람들이 좀비들과 사투를 벌일 때, 이들과 먼 곳에 서 있는 사람들이 있다. 먼저 감염 사태를 처음으로 일으킨 장본인 서영철(구교환). 그는 권세정(전지현)이 이끄는 생존자 무리에 맞닿아 있지만 사람들과 절대 섞이지 않는다. 그리고 감염의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는 생명공학자 공설희(신현빈). 그는 복합쇼핑몰 밖에서 권세정과 연락하며 내부 상황을 알아나가는 인물이다. 따라서 구교환신현빈에겐 공통점이 하나 생긴다. 극 중에서 군체가 아닌 단일한 개인으로 존재해야 하는 것. 선에 설 것인가, 악에 설 것인가. 이 질문만이 두 사람을 가로지를 뿐이다.

인간으로부터 새로운 정보를 발견하면 모든 좀비는 하나의 군체처럼 고개를 흔드는 다소 기괴한 행동을 취하며 공동의 정보를 업데이트한다. 조금씩 발전하고 진화하는 좀비들. 그동안 일상적이거나 캐릭터성이 강한 인물을 구현해온 배우 구교환에게 이러한 장르 연기는 어떻게 다가왔을까. “시나리오 지문으로 명확한 내용이 제시돼 있고 연상호 감독의 연기 지도가 있어 좀비들의 특징을 연기하는 게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다만 인간이 쓸 수 있는 근육과 움직임을 최대한 활용하고 그것을 잘 보여주고자 했다. 중간중간 약간의 변주를 주기도 했다. 변칙적으로 고개를 들지 않고 움직이거나 휘파람을 불기 전부터 통신을 하거나. 서영철이 혼자 진화해가는 걸 보여줬다.” 극 중 생존자들과 원격으로 연락하는 게 대부분인 공설희는 배우 신현빈에게 중요한 연기 미션과 외로움을 동시에 안겨줬다. 실제로 신현빈은 <군체>가 많이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남편 한규성(고수)과의 사건이 있기 때문에 설희는 슬픔에 휘몰아칠 수 있지만 동시에 생명공학자이기 때문에 침착함도 보여줘야 했다. 한쪽으로 기울면 너무 감정적이고, 또 다른 쪽으로 기울면 지나치게 싸늘해져 관객에게 이해받지 못할 것 같았다. 그 균형을 찾는 게 가장 큰 숙제였다. 이 과정에서 연상호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혼자 연기하는 외로움을 알아주는 동료 배우들 덕에 더 용기를 가질 수 있었다.”

광란의 전염극을 펼친 매드 사이언티스트의 얼굴을 연기한 구교환이 인터뷰 동안 반복해 강조한 특이 사항이 있다. 바로 기사에 서영철을 측은하게 적지 말아달라는 것. “혹시 하는 마음으로 부탁드리고 싶다. 서영철에게는 나름의 억울한 전사가 있지만 그가 나쁜 놈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서영철을 연기하는 동안 정말 여유로워 보이려 노력했다. 그런데 그건 태생적인 여유가 아니라, 말 그대로 노력해서 만들어진 여유였다. 그 여유를 거두고 나면 사실은 얼마나 불안할까. 진짜 여유로운 사람이었다면 인간적으로 불안한 기색도 내비쳤을 것이다. 하지만 불안감 한점 없는 얼굴은 거짓이다. 사실 그는 지금도 공포와 두려움에 떨고 있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