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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영화 읽기만큼이나 글쓰기 - 박윤희 최우수상 당선자

박윤희 당선자는 수필, 논문, 비평 등 다양한 글을 오랜 시간 읽고 써왔을 뿐 아니라 그래픽디자이너로서 원고를 잡지, 책과 같은 물리적 형태의 결과물로 완성해왔다. 이미지를 섬세하게 읽어내는 눈을 지닌 필자로서 자신이 영화에서 무엇을 보고 느꼈는지를 정직하게 글로 옮긴다. 앞으로도 그런 비평을 쓰겠다는 박윤희 당선자의 말이 미덥다.

- 최우수상 수상 축하한다. 당선 소식을 전했을 때 놀란 기색이 역력하던데.

전화 받고 며칠간 이게 진짜인가 싶었다. 관련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받지 않았다면 오늘 이 자리에 오기까지 그냥 꿈으로 치부했을지 모른다. (웃음)

- <씨네21> 영화평론상 공모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1인 출판사를 운영하는 그래픽디자이너고, 현재 박사논문을 준비 중이다. 앞서 쓴 소논문 결과가 좋지 않아 괴로워하다 영화관에서 <침묵의 친구>를 관람했다. 당시 상영관에 관객이 나 혼자였는데도 누가 볼까 신경 쓰일 정도로 눈물이 나더라. 그만큼 감동이 큰 작품이었다. 마침 내가 공부하던 물질-유동성이라는 개념과 잘 맞아떨어지는 영화였고 <씨네21> 평론상 공모가 올라온 것도 알고 있었기에 처음 도전해봤다.

- 다른 영화를 글에 끌어들이거나 일디코 에네디 감독론으로 확장하는 대신 <침묵의 친구> 한편에 집중해 장문 비평을 완성했다.

비평에서 너무 많은 개념, 작품을 다루다보면 한 작품에 관한 내용과 그에 관해 와닿는 것들이 줄어들기 마련이다. 부수적인 지식을 필요 이상으로 많이 다루는 것이 오히려 평론을 어렵게 느껴지게 하는 건 아닌가 싶었다. 그래서 <침묵의 친구>에 집중해보고 싶었다. 그만큼 내겐 할 말이 많은 영화였고 이론 역시 들뢰즈의 이미지론만으로도 꽉 채울 수 있을 것 같았다.

- 단문 비평에선 <센티멘탈 밸류>를 다뤘다.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등 요아킴 트리에르의 전작을 인상 깊게 봤다. <센티멘탈 밸류> 역시 좋았기에 영화에 드러난 미세한 감정들을 글에서 잘 다뤄보고 싶었다.

- 언제부터 비평에 관심을 가졌나.

본격적으로 비평을 쓰겠다고 결심한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다. 오히려 다양한 글쓰기를 꾸준히 해온 편에 가깝다. 진화예술학으로 석사논문을 쓴 뒤 박사과정에 접어들어 들뢰즈의 철학을 접했다. <시네마>를 공부하면서 영화에 대한 나의 애정을 새삼 깨달았다. 1인 출판사를 운영하다보니 1년에 한두권씩 꾸준히 책을 내고 있고 자서전 쓰기 강의를 진행하거나 인문학 카페 편집장, 잡지 <백년어> <낯선 아침>의 편집장 등을 수년간 해왔다. 오랜 시간 여러 글을 읽고 쓰며 잡지, 책을 만들고 논문도 써왔기에 글쓰기 자체가 익숙하다.

- 앞으로 어떤 글로 <씨네21> 독자들과 만나고 싶나.

이번 당선작과 유사한 스타일로 계속 써나가지 않을까 싶다. 너무 많은 정보나 개념을 넣기보다는 한편의 영화에 집중해 영화의 이미지를 글로 잘 옮기는 평론가가 되고 싶다. 들뢰즈가 우리에게 준 사유를 더 잘 풀어낼 수 있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