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혁 당선자는 미디어를 전공한 21학번으로 올해 초 대학을 졸업한 뒤 연극 연출을 공부 중이다. 여러 매체를 두루 즐기지만 그중 영화에 관한 애정은 비할 바 없이 굳건하다. 다양한 작품을 엮고 계보를 찾는 데에서 재미를 느끼는 최재혁 당선자가 자신의 언어로 써나갈 비평이 기다려진다.
- 수상 축하한다. 연극 연출을 공부 중이라는 이력이 인상적이다.
본래 다양한 매체를 좋아한다. 영화, 문학, 음악, 연극 등 내가 마음 둘 곳을 전부터 많이 만들어두려 했다. 어떤 창작물을 보든 새로움에 대한 열망이 있고 그 작품이 해당 매체의 계보 속에서 어떻게 기능하며 다음 세대에게 전달될 것인가의 관점으로 보는 걸 좋아한다. 그렇게 비평을 쓰다 올해 초 더 적극적으로 투고해보자고 결심했다. 당선 연락을 받았을 때 얼떨떨했고 계속 글을 쓰는 데 좋은 동력이 될 것이라 생각해 기뻤다. 그렇지만 이 수상만으론 바뀔 게 많지 않다는 것도 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
- 영화에 대한 애정은 언제부터 시작됐나.
영화는 고등학생 때부터 많이 봤다. 대학에 입학했을 때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일 때였다. 팬데믹이 끝난 뒤론 자연스럽게 극장으로 향했고 그때 내가 영화관을 정말 좋아한다는 걸 알았다. 2022년부터 블로그에 비평을 올리기 시작했고 입대해서도 영화를 보고 글 쓰는 일을 루틴화했다. 내가 느끼는 ‘재밌다’의 기준을 찾고 싶었다. 군대에서 크게 다쳐 입원했을 때 큰 위안이 된 것이 영화였다. 이후로도 평생 영화는 놓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 <비디오드롬> <빛나는 TV를 보았다> <이벨린의 비범한 인생> <에스퍼의 빛>을 엮어 장문 비평을 썼다.
글의 발단이 된 건 <에스퍼의 빛>이었다. 이런 유형의 영화가 극장 개봉한다는 게 신기했다. <에스퍼의 빛>과 <비디오드롬>을 엮어 시대 변화를 짚고 싶었고, 어떻게 연결시킬지 고민하다 <빛나는 TV를 보았다>와 <이벨린의 비범한 인생>이 떠올랐다. <빛나는 TV를 보았다>는 지금 내 생각과 공명하는 지점이 많고 <이벨린의 비범한 인생>은 <에스퍼의 빛>과 같이 다큐멘터리적인 영화를 좋아하는 내 취향과 잘 맞는다. 연극은 보존이 잘되지 않다보니 공부할수록 기록매체로서의 영화의 소중함을 느낀다. 요즘 내가 보고 느낀 것들을 장문 비평에 집약했다.
- 단문 비평작으론 <폭풍의 언덕>을 택했다.
연극의 영향일 텐데 신적 존재가 출연하는 작품을 좋아한다. <폭풍의 언덕> 원작을 읽을 때도 넬리가 신과 유사하다고 느꼈는데 에머럴드 피넬 감독도 <폭풍의 언덕>을 그렇게 해석했다고 받아들였다. 그런데 욕을 너무 많이 먹더라. (웃음) 불호평이 많지만 나는 흥미롭게 본 이 영화에 관해 애정을 담아 비평을 쓰고 싶었다.
- 어떤 평론가로 기억되고 싶나.
모두가 모두를 비평하는 시대지만, 그럼에도 고르고 고른 언어로 쓴 비평의 영향력이 여전히 존재한다 여기고 그 가능성을 믿는다. 선배 평론가들처럼 나 역시 이전에 없던 언어를 계속 찾고 고르고 지우고 끼워넣는 작업을 해나가겠다. 그리고 모두가 호평하는 영화, 모두가 이야기하는 영역보다는 외면받거나 소외된 곳에 관해 나만의 언어로 글을 쓰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