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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관객에, 관객에 의한, 관객을 위한 영화제 - 정한석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국제영화제작자연맹(FIAPF)의 새로운 인증 체계에서 A-리스트 영화제로 공식 인정받은 부산영화제. 공식적인 챕터가 달라지는 이 새로운 도약에는 정한석 집행위원장의 시간이 있었다. 부산영화제가 A-리스트로 선정된 데에 여러 근거가 제시되었다. 영화제의 작품 선정은 어떠한지, 영화제가 산업과 어떻게 연계되었는지, 언론 및 홍보에 대한 영향력은 어느 정도인지, 상영 및 관객에 대한 효과는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는 ‘지난 2년간의 정성적·정량적 평가’라는 설명이 덧붙여졌다. 이는 2025년부터 집행위원장을 맡아온 정한석의 영향력이 빛을 발했다는 증명이기도 하다. “A-리스트 선정이 부산영화제의 향방을 바꾸진 않지만 이 근거 요소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이 기준은 부산영화제가 앞으로 지켜야 할 책무이기도 하다. 특히 중요한 것이 국제적 영향력인데,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영화제의 자율성과 독립성, 그리고 민주적인 상태가 중요하다.”

세계적 무대에 오른 부산영화제. 그렇다면 이들이 좇아야 할 모델은 무엇일까. 정 집행위원장은 아직 그 답을 찾는 과정에 있다고 답했다. 다만 칸영화제와 베니스국제영화제같이 프레스와 저널리즘 중심의 영화제보다는 관객 중심의 페스티벌, 대중을 향해 열린 축제에 무게를 둔다. “나는 이 표현을 자주 쓴다. 영화 전문가에게는 점점 더 높은 문턱의 영화제가 되고, 관객에게는 점점 더 낮은 문턱의 영화제가 되고 싶다고. 출품자와 산업 관계자, 영화평론가들에게는 경쟁부문의 수준과 영향력을 높이는 한편 일반 관객에게는 영화를 더 쉽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관객 중심의 변화는 조직 운영 방식에도 반영됐다. 관객 서비스실을 별도로 만들고 그 안에 티켓 시스템팀을 신설한 것. 티켓 운영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개별적인 대응으로 끝내지 않고 데이터를 축적해 지속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다. 영화제의 작품 선정만큼이나 관객이 실제로 영화를 어떻게 경험하는지, 얼마나 널리 가닿고 있는지 중요하게 보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영화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단연 예산이다. 지난해 제30회 부산영화제를 개최하고 영화제 안팎으로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먼저 지난해 국비 예산으로 5억4700만원을 받았던 부산영화제는 올해 영화진흥위원회 공모를 통해 9억6800만원을 받았다. 전년보다 약 4억원 늘어난 규모다. 이는 전년도 영화제에 대한 평가 결과가 반영된 것으로, 국비는 통상 정해진 규모에서 크게 늘어나기 어려운 만큼 좋은 평가를 받은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반면 부산시비는 소폭 삭감됐다. 30회 영화제에 투입되는 비용을 일종의 특화된 규모로 보고, 2026년부터 다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영화제측은 30회가 일회성 확대에 그쳐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부산시 모두 30회 부산영화제를 계기로 축제의 영향력이 확대되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는 인상이다. 따라서 영화제측은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비 지원 관련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부산시에도 부산영화제가 모색하는 새 모델에 대한 이해를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