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CNet Member Spotlight’ 쇼케이스 현장. <루시> 촬영 현장을 회고하는 제니퍼 자오 타이페이필름커미션 위원장.
부산영상위원회는 2004년 아시아영상위원회네트워크(AFCNet)를 발족하여 의장기관 및 사무국을 역임 중이다. 현재 20개국 43개 회원이 소속되어 있으며, 이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영화·영상 지원 기구다. 10월10일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ACFM)에서 열린 ‘AFCNet Member Spotlight’ 쇼케이스 현장에는 AFCNet 소속 회원들이 모여 각자의 조직을 소개하고, 다양한 정책의 사례, 협업 모델 등을 공유했다. 정회원으로 소속된 타이베이필름커미션, 태국필름오피스, 캄보디아필름커미션, 필리핀필름오피스(필리핀 영화개발위원회), 케손시티 스크린커미션, 자카르타영상위원회 6곳과 특별 게스트 국제로케이션매니저길드(Location Managers Guild International, LMGI)의 발표로 쇼케이스가 진행됐다. 발표자들이 나눈 내용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정책·자금적인 측면에서 로케이션 인센티브, 공동제작 펀드 등을 어떻게 운용 중인지다. 다른 하나는 각지의 자연과 도심 환경이 얼마나 매력적인 촬영지인지를 어떻게 설득할지의 문제였다.
하나하나의 어려움을 정책으로 보완해야
‘AFCNet Member Spotlight’ 쇼케이스 현장. 발표 중인 캄보디아영화위원회의 라타나 촌 선임 영화 커미셔너.
첫 순서는 제니퍼 자오 타이베이필름커미션 위원장이 맡았다. 그는 뤼크 베송 감독의 <드라이브 인 타이페이> 촬영 현장에서 있었던 어려움을 회고하며 아시아 로케이션 정책의 규범화가 필요함을 피력했다. 2013년경 뤼크 베송 감독이 <루시> 촬영을 성공적으로 마친 10여년 뒤에 다시 대만을 찾았지만, 특수효과 사용과 액션신 촬영의 증가로 인해 여러 난제가 생겨났다. “두대의 고급 스포츠카가 터널 안에서 추격전을 벌이고 충돌하는 한 장면을 찍기 위해 일주일 동안 밤 8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매일 촬영을 이어갔다. 주민 통제 문제가 점차 커졌고, 미국배우조합 파업이 겹치면서 촬영 중단 사태까지 이어진 것”이다. “미국배우조합과 강력하게 협상했으며 투자 및 제작사인 프랑스측과 엮인 상황도 해결하려 했지만, 그동안 이틀의 촬영일을 소진하며 막대한 추가 비용을 치러야 했다. 심지어 태풍으로 인해 법률상 대만인의 업무가 금지되면서 감독은 타이베이의 풍경만 촬영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어서 그는 “이러한 개별적 문제를 정례화하고 촬영 현장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또한 다가오는 AI 시대에 촬영 관련 규제를 통용시키기 위해서라도 AFCNet이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대 매력은 인센티브
필리핀필름오피스의 국제공동제작 현황을 소개하는 조이리 앤 파쿠미오 총괄 디렉터.
수파타나 삭피야판 태국영화오피스 관광개발 담당관은 태국의 자금 지원 제도를 강조했다. 태국영화오피스는 5천만바트 이상의 제작 프로젝트에 15%, 1억~1억5천만바트 규모의 작품에 20%를, 제작비 1억5천만바트 이상에 25%의 현금을 환급해준다. 태국 스태프를 주요 직책에 고용하거나 콘텐츠에 태국 관광 및 소프트 파워를 홍보 하는 내용이 포함된다면 상한선 없는 추가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이를 통해 태국영화오피스는 “지난 10년 동안 계속하여 성장하면서 영화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 TV시리즈 <에이전트 오브 쉴드> <화이트 로투스> 시즌3 등을 지원”할 수 있었다.
필리핀필름오피스 조이리 앤 파쿠미오 총괄 디렉터도 다양한 보조금, 인센티브 제도를 강조했다. 필리핀영화개발위원회는 상환 의무 없는 지원금 프로그램 국제공동제작 지원펀드(ICOF) 사업을 펼치 며, 관련하여 두 가지 트랙을 운영한다. 하나는 마이너리티 트랙으로 필리핀측 지분이 10% 이상인 작품에 최대 11만3천달러를, 하나는 메이저리티 트랙으로 필리핀 제작측이 2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한다면 최대 21만달러를 지원한다. 문화 보너스로 3만2천달러, 아세안 보너스로 1만6천달러를 더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적극적 자금 정책을 통해 프랑스, 홍콩, 미국, 캐나다 등과의 공동제작 사례를 늘리고 있다. 2025년 호주와 공동제작한 <퍼스트 라이트>는 제99회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에 호주 출품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아시아의 자연경관을 활용하여
LMGI의 역할과 기능을 소개하는 리사 스코프 총괄 로케이션 매니저.
많은 회원이 각국의 자연경관을 강점으로 어필했고, 그중 가장 눈에 띈 곳은 캄보디아였다. 캄보디아영화위원회의 라타나 촌 수석 영화 커미셔너는 “왜 캄보디아를 선택해야 하는지 묻는다면 메콩강, 정글, 섬, 아름다운 해변, 강, 호수, 산, 현대 도심을 모두 갖추고 있다는 장점부터 말해야 한다”라고 포문을 열었다. 특히 12세기 크메르제국의 유적지인 앙코르와트는 <화양연화> <툼레이더> 등 다양한 영화의 배경지가 되어왔다. 자카르타영화위원회 빈드라 그레손 프로그램 매니저 역시 “자카르타에는 아랍, 중국, 순다, 일본, 네덜란드의 문화가 혼합된 공간들이 있고, 열대우림과 국립공원을 비롯해 ‘천개의 섬’이라 불리는 천혜의 자연을 갖추고 있음”을 설명했다.
리사 스코프 LMGI 총괄 로케이션 매니저(오세아니아 지역 디렉터)도 아시아 로케이션에 대한 장점으로 “아시아의 광대한 시각적 다양성”을 먼저 꼽았다. “전통 건축물과 현대적 건물이 혼합된 도시, 다채로운 형태의 해안선, 서구권과 비교되는 산맥, 세계의 여러 지역을 비교할 수 있는 풍경의 특징 등”이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더불어 그는 “아시아는 단순한 촬영지를 넘어 고유한 문화와 규제, 지역사회, 인센티브, 인프라 역량을 이미 갖추고 있으며, LMGI는 국제적 단위의 제작자, 정부 기관, 기업과의 소통과 네트워크를 통해 콘텐츠의 아시아 협력의 야망을 실현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