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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질문과 상상으로 넓혀가는 세계 - BIAF 2026 마스터클래스 ‘<아티스트>에서 <세상에서 가장 귀한 화물>까지’, 모더레이터 배우 다현

다현은 인물에 다가가는 일에 질문과 상상을 아끼지 않는다. 감독과 생각을 나누고 다양한 경로로 익숙지 않은 세계를 탐색하며, 서로의 시선을 보태 인물을 함께 빚어간다.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의 선아와 <전력질주>의 임지은, 드라마 <러브 미>의 지혜온을 연기하며 필모그래피를 차근히 쌓아온 다현이 이번에는 모더레이터로서 질문을 건네며 경험의 폭을 넓혔다. 제28회 BIAF 마스터클래스 ‘<아티스트>에서 <세상에서 가장 귀한 화물>까지’에서 그는 모더레이터로서 미셸 하자나비시우스 감독과 베레니스 베조 배우와의 대화를 이끌었다. 다른 예술가의 창작을 들여다본 자리에서 다현은 무엇을 발견했을까.

- 이번 마스터클래스에서 두 영화인의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모더레이터로 참여했다. 평소에는 감독의 질문과 요구에 화답하는 입장이었다면, 이번에는 창작자에게 질문을 던지는 자리에 선 셈이다. 이 역할의 전환은 어떤 경험이었나.

모더레이터를 맡은 게 처음이라 걱정도 되고 긴장도 많이 했다. 마스터클래스를 준비하면서 질문을 하기 위해서는 그 인물에 대해 공부하고 사전에 많은 것을 찾아봐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평소에는 답변하는 입장이었다가 반대로 질문하는 입장이 되니 상대에 대해 더 궁금해지고 알아가고 싶어졌다. 감독과 배우의 답변에 감사했고, 많이 배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 미셸 하자나비시우스 감독과 베레니스 베조 배우는 오랜 시간 협업하며 자신들만의 영화 세계를 구축해왔다. 두 사람의 작업을 살펴보며 배우로서 가장 궁금했던 점은 무엇이었나. 마스터클래스에서 나눈 이야기 중인상적인 대목이 있었다면 들려달라.

오랜 시간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많은 작업을 함께해왔더라. 둘의 작업 방식이 궁금했고, 무엇보다 앞서 걸어온 그들의 경험과 감정, 생각을 직접 듣는 것이 좋은 귀감이 된다고 생각해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영화 한편은 한 사람의 노력만이 아니라 여러 사람의 노고가 이어져야 완성한다는 걸 다시금 느꼈다. 감독과 배우가 마음을 맞춰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그 과정과 마음이 인상적이었다.

- 배우는 대본 속 인물을 자신의 몸과 목소리로 구체화한다. 감독이 구상한 인물과 배우가 이해한 인물 사이에 차이가 있을 수도 있을 텐데, 캐릭터를 연기할 때 감독의 의도와 자신만의 해석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찾으려 하나. 이번 마스터클래스를 통해 연기와 작품을 바라보는 관점에 새롭게 다가온 부분도 있었나.

어제 새로운 작품의 마지막 촬영을 마쳤다. 결국 감독과 대화를 많이 나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런 사람이라고 판단해서 이렇게 행동할 것 같다고 이야기하면 감독도 자신의 의견을 들려준다. 대화를 나누고 조율하면서 인물을 함께 만들어간다. 함께 만드는 영화인 만큼 서로 마음을 열고 충분히 소통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이번 마스터클래스에서는 배우의 감정과 목소리를 비롯해서 시각적인 요소를 새롭게 바라볼 수있었다. 미셸 감독이 의상에 관해 설명했는데, 초반에는 주인공의 자신감을 표현하기 위해 몸에 딱 맞는 옷을 입히고 후반부에는 인물이 작아 보이도록 조금 더 헐렁한 옷을 입혔다고 하더라. 배우의 표정과 목소리, 자세뿐 아니라 의상 같은 다양한 요소로도 인물의 관계와 상황을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 지금까지 봐왔던 애니메이션 중 현실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게 했거나, 오랫동안 기억에 남은 작품이 있나.

질문을 듣자마자 <블루 자이언트>가 떠올랐다. 관람한 지 오래됐지만, 주인공 다이가 최고의 재즈 연주자가 되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하는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는 모습을 보면서 큰 자극을 받았고, 미래에 대한 희망과 열정이 다시 불타오르는 느낌도 들었다. 결과도 중요하지만그 과정 자체가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노력하는 과정에서 어제보다 조금이라도, 1mm라도 성장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자의 자리에서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이들이 이 작품을 본다면 좋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 새로운 인물을 만날 때 흥미롭게 느끼는 과정이나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자신만의 돌파 방식이 있나.

우선 감독이 생각하는 인물의 말투나 분위기는 어떤지 이야기를 듣는다. 내가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직업을 가진 인물을 연기할 때는 그 직업에 종사하는 이들을 찾아가거나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질문을 많이 하는 편이다. 요즘은 유튜브에도 자료가 많으니 영상을 찾아보거나 검색도 많이 한다. 그리고그 인물에 대해 상상해보려고 한다. 결국 질문하고 찾아보고 상상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 같다.

-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연기가 있다면.

영화나 드라마에서 선배들의 연기를 보며 위로와 위안을 얻었던 것처럼, 나도 관객에게 그런 마음을 전하고 싶다. 위로에도 다양한 형태가 있다. 하고 싶은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할 때에도 화면 속 인물이 대신 말해주면 ‘사이다’ 같은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다. 아주 유쾌한 코미디를 보며 실컷 웃는 것도, 화내고 싶은 순간에 인물이 감정을 폭발시켜주는 것도 위로가 될 것이다. 다양한 연기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관객에게 긍정적인 영향을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 차기작에 관해서도 들어보고 싶다. <구름이 구르미>의 주연 ‘구름’ 역에 캐스팅되어 촬영을 마쳤다고.

대본을 읽고 구름이를 연기하면서 이 캐릭터를 닮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구름이는 자존감이 높고 밝고 명랑하며 주변 사람들을 환하게 밝혀주는 햇살 같은 존재다. 작품을 준비하고 촬영하는 모든 과정이 정말 행복했다. 관객들도 영화를 보면서 함께 설레고 웃고 즐거웠으면 좋겠다. 각자의 고등학생 시절을 추억해봐도 좋을 것 같다.